[미세먼지&에너지 전환]열병합발전 장점…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저감, 대기오염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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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열병합발전은 전기를 생산할 때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므로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방식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기만 생산하는 일반발전은 효율이 49.9%에 그치지만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은 효율이 80.7%에 이른다. 이에 세계 각국은 값비싼 에너지를 절약하려 꿩 먹고 알 먹기라 할 수 있는 열병합발전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열병합발전의 경쟁력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열병합발전은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할 때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인다. 현재 열병합발전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국지역난방공사의 2016년 실적을 놓고 따져보면, 열병합발전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26.8% 절감됐다. 인터넷에서 상품 구매 시 묶음배송을 요청하면 택배비가 절감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 열병합발전의 에너지 절감은 다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준다. 미국 환경청(EPA)에 따르면 열병합발전은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할 때에 비해 온실가스를 48.9%나 줄여준다. 동일한 방식으로 국내 열병합발전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추정하면 50.7%에 달한다. 이에 미국 에너지부(DOE)는 열병합발전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가 세계 최상위권인 우리나라로서는 열병합발전이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 열병합발전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뿐 아니라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이용하므로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물질로 알려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의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2016년 기준으로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를 각각 89.1%, 63.1%, 54.7%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는 대기오염 개선효과가 70.3%에 달한다. 특히 이들 오염물질은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므로 미세먼지로 고통 받았던 우리로서는 열병합발전 확대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째, 열병합발전소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및 석탄발전소와 달리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대도시에 자리잡은 대표적 분산형 전원이다. 2013년 밀양 송전탑 사건 이후 우리는 분산형 전원 확대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되었는데 열병합발전이 유력한 해법이다. 열병합발전은 대규모 송전선로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비용이 크게 절감될 뿐 아니라 수도권을 향한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송전혼잡비용도 줄여주고, 송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비용도 줄여주는 효자 발전소다.

이상 4가지 효과를 돈으로 따져 볼 수 있다. 에너지 절감 편익, 온실가스 저감 편익, 대기오염 개선 편익은 2016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실적 기준으로 연간 7501억 원에 달한다. 이 액수는 2016년 매출액 1조7198억 원의 43.6%에 달하는 것으로, 열병합발전이 상당한 규모로 에너지를 절감하고 환경을 개선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비분산형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 대신 분산형 전원인 열병합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분산전원 편익은 83.04원(kWh당)으로 산정된다. 이 값은 2015년 전기요금 123.69원의 67.1%에 달한다. 한마디로 열병합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절약 분산형 발전원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공급 안정성이라는 중요한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열병합발전을 가교 에너지로서 확대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한다. 2012년 열병합발전의 발전량 비중이 16%였는데 이를 2020년까지 20%, 2030년까지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전력생산량에서 열병합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4.8%(2013년 기준)에 지나지 않는다. 친환경 에너지절약 분산형 전원인 열병합발전을 점차 늘려 에너지 전환시대의 가교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미세먼지#에너지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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