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10명 중 6명이 중국인… 유럽-북미 학생 지원 늘리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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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유학생 다변화 시도

정부가 중국인이 절반을 넘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다변화에 나섰다.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 국가들을 ‘전략적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해 이들 지역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립국제교육원은 해외 선진국 학생들이 국내 대학으로 교환학생 과정을 지원하는 ‘전략적 중점 협력국 우수학생 지원 사업’을 올해 2학기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유학생 출신국가 다변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국가를 ‘전략적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해 이들 지역의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초청하는 사업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과 북미 등을 중심으로 선진 20개국이 ‘전략적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올해 2학기부터 미국 25명, 독일 12명, 러시아 11명, 이탈리아 10명 등 19개국 93명의 학부 및 석사과정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정부가 왕복 항공료와 정착지원금(최초 1회 20만 원), 생활비(매월 50만 원), 건강보험료 등을 지원한다.

정부가 유럽과 북미 등의 선진국을 전략적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해 이들 국가의 유학생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지나치게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특히 중국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대학에서 공부한 외국인 유학생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었지만 10명 중 6명이 중국인 유학생일 정도로 편중 현상이 심했다. 2016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10만4262명 중 중국인이 6만136명으로 57.7%를 차지했다. 전체 유학생 중 아시아 국가 출신은 87.6%(9만1368명). 외국인 유학생 출신 국가 상위 10곳 중 미국(2.7%·5위)과 프랑스(1.0%·공동 9위) 이외에는 모두 아시아 국가다.

한국과 전략적 중점 협력국의 유학생 구조를 살펴보면 양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이도 크다. 이들 국가로 유학 가는 한국인 학생은 많지만 이들 국가에서 한국을 찾는 유학생은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한국인 유학생 6만3710명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한국으로 유학 온 미국인은 2826명에 불과했다. 규모에서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호주로 유학 간 한국인은 1만6251명이었지만 한국으로 온 호주인 유학생은 230명 정도다.

한국인 유학생들은 이들 국가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국가의 유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연수 등의 비중이 높다. 학위과정은 보통 2∼4년씩 장기간 체류하며 유학하는 국가의 언어와 문화 등을 익히게 되지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단기연수 등은 체류 기간이 길지 않다. 호주에 간 한국인 유학생 80.3%는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반면 한국에 있는 호주인 유학생이 학위과정을 밟는 경우는 47.8%에 불과하다.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한국 유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을 잘 아는 해외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내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기간에는 반드시 한국어·한국문화 등 한국 관련 강좌를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외국인 유학생#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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