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 교수 “포항 5.4 지진 본진 아닐수도…2~3일 내 더 큰 강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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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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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뒤 밤사이 약 40차례의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규모 5.4 이상의 더 큰 지진이 2~3일 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날 오후 방송된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규모 5.4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나면 이게 전진이 된다. 지금은 이게(규모 5.4) 전진인지 본진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전진, 본진, 여진의 구분은 지진이 다 끝난 이후 결정된다. 때문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을 본진이라고 결론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2~3일 내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진 판정까지는 최소 2~3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손 교수는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강진 이후 1년 만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다시 발생한 것과 관련 “한반도 동남권의 지하에 있는 지각에 응력이 상당히 누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7세기 이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7.0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한 400년 가까이 조용했다”며 “400년 동안 조용한 가운데 지하에서 응력이 누적돼 점점 커지다가 지각이 견딜 수 없으면 단층 운동이 일어나면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동남권에서 오랫동안 지진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응력이 누적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향후에 좀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향후 지진 발생 빈도 또한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원래 지진이라는 게 공백기가 끝나면 다발로 오는 경우가 있다”며 “17세기 같은 경우에도 100년 이상 굉장히 많은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우리가 철저히 대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이번 지진 발생지인 경북 포항시 인근 동해안에 원자력 발전소가 많다는 점 또한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신고리 3~4호기부터는 리히터 규모로 약 7.0 이상 견디게 돼 있다. 그런데 과거 원전은 리히터 규모로 보면 6.0밖에 못 견딘다”며 “우리나라 최대 잠재 지진 규모가 한 7.0으로 보이는 만큼, 만약 운이 나쁘게 과거 원전들의 하부에서 지진이 난다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손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 기술이 너무 약했다”며 국가적인 내진 성능 향상에 노력해야 된다”며 대응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포항같이 지반이 약한 데는 지진이 발생하면 지반진동 증폭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진동에 의한 보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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