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에 연말까지 구간단속 카메라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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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폭발 사고 후 안전강화 위해 미끄럼 방지 포장-조명시설 개선
불모산터널 우회도로 개설도 추진

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장유 쪽에서 창원으로 가던 트럭이 창원터널을 막 지난 내리막길에서 사고를 내 3명이 숨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장유 쪽에서 창원으로 가던 트럭이 창원터널을 막 지난 내리막길에서 사고를 내 3명이 숨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이달 초 유류 적재 트럭 폭발 참사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경남 창원터널에 구간단속 시스템을 포함한 안전강화 방안이 마련된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서둘러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3일 “연말까지 창원터널에 구간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미끄럼 방지 포장, 터널 조명 개선 등 안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를 주축으로 창원시, 경남경찰청, 창원중부경찰서, 도로교통공단이 참여하는 협의체도 만들었다. 첫 회의는 15일 오후 2시 열린다.

경찰은 구간단속 카메라 설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창원터널(길이 2.34km) 창원 쪽 출구 1.4km 지점과 김해 쪽 1.85km 지점에 고정식 과속단속 카메라를 가동 중이다. 제한 속도는 시속 70km. 지점 단속만으로는 과속을 규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창원 쪽으로는 3.82km, 김해 쪽으로는 4.2km에서 구간단속을 하겠다는 것이다.

단속 구간은 터널 입구에서 현재의 고정식 카메라 설치 지점까지다. 제한속도를 현행 시속 70km에서 시속 60km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오차범위를 감안해 구간단속 거리를 6km 안팎으로 설정하지만 일부 국도에서는 3km 정도 짧은 거리도 도입한다.

협의체는 미끄럼 사고를 막고 제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내리막 구간에는 미끄럼 방지 포장을 하기로 했다. 발광형 표지판과 노면표지 시설도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터널이 길고 미세먼지가 발생해 운전자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조명시설도 바꾼다. 일단 임시 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14억 원을 투입해 조도(照度)를 대폭 올릴 계획이다. 창원터널에서 삼정자 교차로 진입을 위한 감속 램프 설치와 인근 불모산터널로 돌아가는 도로 개설도 검토한다.

경찰 관계자는 “열악한 도로 구조, 차량 문제, 운전자 과실 등으로 창원터널에서는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협의체에서 최선의 안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원터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구간단속이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있다. 2012년 무료화 이후 하루 교통량이 10만 대에 육박해 상습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출근 시간에는 장유 쪽, 퇴근 시간대엔 창원 쪽 정체가 극심한데 구간단속까지 시행하면 불편이 가중된다는 주장이다. 터널이 길고 종단구배(縱斷勾配·세로 방향 기울기)가 심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트럭 폭발사고도 속도와는 직접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 결함, 적재물 고정 문제, 운전자 과실 등을 조사하면서 외부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속도 규제’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해시의회 등은 창원시 의창구 용동∼김해시 진례면 송정리의 비음산터널(4km)을 하루빨리 개통하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비음산터널 건설은 창원시와 김해시 견해가 서로 달라 추진이 더딘 상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창원터널#창원터널 구간단속 카메라#불모산터널 우회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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