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학교’ 28일 금천구에 둥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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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 분야 ‘숨은 고수’와 시민학생 연결
내년 3월까지 ‘시민학교 스타트업’… 학습 아이디어 내면 세부계획 도와

영국에는 ‘스쿨 오브 에브리싱(School of Everything)’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모든 것의 학교’쯤으로 번역되는 이 서비스는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이와 배우고 싶은 이를 연결하는 일종의 학습 플랫폼이다. 공공시설이나 대학처럼 커리큘럼을 이미 짜놓고 배울 사람을 모집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이곳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언어, 악기부터 로켓과학까지 새로운 것을 배워라’라며 무엇을 배울지 제한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해놓고 있다. 다만 접속자가 ‘선생’인지 ‘학생’인지 물을 뿐이다. 시민들이 만든 비영리재단이 시작해 이제는 공식 법인화했다.

서울에도 이처럼 누구나 자신이 가진 지식을 알려주고, 원하는 강의를 직접 기획해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금천구 독산동 옛 한울중학교 터에 28일 개관하는 ‘모두의 학교’(조감도)다. 모두의 학교는 스쿨 오브 에브리싱처럼 무엇을 학습할지 주제 발굴부터 어떻게 배울지, 그리고 어떻게 실천할지까지 모든 과정을 시민 스스로 결정하는 평생교육시설이다.

김영철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습 수요를 연결해주는 일”이라며 “단순히 강의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회 각 영역에 ‘숨어있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고수와 그 지식을 배우고 싶어 하는 시민을 연결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개관 후 내년 3월 개학까지 진행하는 ‘시민학교 스타트업’은 이를 준비하고 실현하기 위한 시범사업 성격이다. 시민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면 될지 아이디어를 내면 모두의 학교에서 커리큘럼 구성이나 교수학습법, 홍보, 평가 등 세부계획 수립을 도와주고 공간과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진행된 학습 아이디어 공모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제안한다고 무조건 채택되지는 않는다. 강의 주제의 공공성 등을 전문가들이 심사해 선정한다. 내년 첫 학기용으로 ‘세대갈등’ ‘서남권 지역 의제 해결’ 등의 큰 주제가 정해졌다. 세부 내용은 시민이 발굴한 것 중에서 전문가 평가를 통해 7개 팀 주제를 정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예컨대 지역 쓰레기 문제 해결, 노인을 위한 영화학교 같은 다양한 내용의 주제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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