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현장선…“수능 전형 비중 현재 수준 유지 또는 확대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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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선 후보들은 ‘수능 절대평가화, 자격고사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학 입학처장과 고교 진학지도 담당 교사들은 수능 전형의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가 고등학교 진학지도 교사 272명과 대학 입학처장 38명 등 총 310명을 대상으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2021학년도에 수능의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의견은 28.5%(88명)에 불과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반면 2021학년도에 현재 한국사·영어에 한정된 절대평가를 일정 영역에 추가 도입한 뒤 연차적으로 확대하자는 의견은 19.4%, 2021학년도에 일정 영역 추가 도입 후 전체 도입 여부를 판단하자는 의견은 18.1%였다. 또 현행 유지 의견이 20.1%, 모든 과목을 다시 상대평가로 하자는 의견도 13.9%에 달하는 등 절대평가 전면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전문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내용은 이 교수가 26일 성균관대에서 열리는 고교-대학 연계포럼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과정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전 영역에 등급제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는 뜻은 수능 점수체제만 바뀌는 게 아니라 수능전형의 사실상 폐지를 의미로 봐야한다. 수능 전형을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입 전형 가운데 수능 전형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지만 고교 1, 2학년 시절 내신 성적이 나쁘거나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수능 전형이 재도전의 기회가 된다는 것. 또 수능 전형은 고3 2학기 교실 수업을 정상화하는 측면도 있다.

대학 입학처장·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2021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전형 비중을 현행과 같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능전형 비중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32.3%였고,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18.7%로 가장 적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수능에서 창의성과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논술·서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안에 대해서는 채점의 객관성과 사교육 유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논술·서술형 문항을 수능에 도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42.8%, 충분한 도입 기반을 갖춘 후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45.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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