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진드기 바이러스, 가족간 감염 국내 첫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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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0대 환자 아내 혈청서 검출… SFTS 접촉자 일정기간 관리 필요

 발병 시 3명 중 1명꼴로 사망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밀접 접촉을 통해 가족끼리도 옮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SFTS도 에볼라처럼 환자의 밀접 접촉자를 정밀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화 제주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2015년 6월 야생 진드기에게 물린 뒤 SFTS에 걸려 숨진 환자(74)의 아내 A 씨를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와 함께 검사한 결과, A 씨의 혈청에서 남편의 것과 동일한 유전자 계열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일 밝혔다. 이 교수는 A 씨가 진드기에게 물린 자국이 없는 점을 들어 남편을 간병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고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열대의학·위생학회 국제학술지(ASTMH)에 게재됐다.

 국내에선 2014년 9월 SFTS 환자를 진료한 의사와 간호사 4명이 환자의 체액을 통해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사례가 있었지만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 신고된 SFTS 환자는 2013년 36명, 2014년 55명, 2015년 79명 등으로 점차 늘다가 지난해 161명으로 급증했다. 2013∼2015년 전체 신고 환자 중 54명(31.8%)이 사망해 통계상 치사율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19.4%보다도 높았다.

 이에 따라 SFTS 환자의 밀접 접촉자도 보건 당국이 일정 기간 증상 유무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진드기#바이러스#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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