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산업 메카’로 변신하는 영암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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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유인 드론 시연회 개최 등 지역전략사업으로 육성 위해 박차
세한大도 드론산업 견인차 역할… 내년 드론과목 신설해 이론교육

 지난달 27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영암공설운동장. 영암군과 드론 분야 국내 톱 브랜드 업체 중 하나인 ㈜에어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태운 드론 비행 시연회를 열었다.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지상에서 1∼2m 떠오른 드론이 30초 동안 체공하다 착륙했다. 다시 떠오른 드론은 20초 동안 정지비행을 하다 강한 바람 때문에 제대로 비행을 하지 못했다. 착륙 과정에서 기체가 기울면서 프로펠러 2개가 부서지기도 했다. 이날 시연에 나선 유인 드론은 폭 2.5m, 높이 1.7m 규모로 70kg의 인양 능력을 갖고 있다. 김종열 ㈜에어콤 대표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운항이 안 됐지만 시연이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기술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계속 보완해 연말에 시연회를 다시 열겠다”고 말했다.

 영암군은 이번 유인 드론 시연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10개월간 시험·성능테스트를 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유인 드론의 비행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영암군은 드론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암은 전국 10위의 경지면적(2만214ha)에다 고층건물도 없어 드론 등 항공산업에 적합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대불산업단지 자유무역지역에 면세 혜택이 있는 저렴한 장기 임대용지(m²당 월 임대료 72원)와 표준형 임대공장(월 임대료 700원) 등 드론산업 공장이나 시설 등이 들어설 입지 조건도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호읍에 자리한 세한대는 영암군과 함께 지역 드론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세한대와 영암군, ㈜나라항공기술 등은 올해 2월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세한대는 2017년 항공학과(40명)에 드론 과목을 신설해 드론조정 면허 취득을 위한 이론교육을 담당한다. ㈜나라항공기술은 실습교육·시설과 장비·강사를 지원하고 향후 사업투자계획 수립, 연구과제 발굴에 나선다.

 영암군은 올해 3월 대구 경운대와도 항공·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운대는 81억 원을 투입해 내년에 영암읍 동무지구에 비행교육원과 기숙사를 건립하고 영암천 둔치에 800m급 활주로를 만들기로 했다. 경운대와의 협약으로 항공 관련 교수와 학생 등 250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유인 드론 시연회를 주관한 에어콤도 생산 공장을 영암으로 이전해 농업용과 유인 드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영암군은 올해 5월 세한대 캠퍼스에서 ‘드론 페스티벌’을 열고 드론 병해충 방제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드론·항공산업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해 내년에 드론·항공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드론 연구·제조·정비시설을 연계해 다양한 드론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드론파크도 조성할 예정이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영암은 비행구역 확보에 유리한 광활한 농경지와 대불산단의 저렴한 임대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외 드론대회 개최, 드론 판매 및 수리, 드론파크 운영 등 드론산업을 체류형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영암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영암#에어콤#드론#드론 비행 시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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