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막올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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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월드뮤직 어우러진 국내 최대 음악축제로 5일간 열려
판소리-솔 음악 등 장르 다양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이 어우러진 국내 최대 음악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9일 막을 올리고 닷새간 소리 여행을 시작했다. 6개 분야 160차례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는 전주한옥마을 등 크게 둘로 나뉘었던 축제 공간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 곳으로 집중시켰다. 개막 공연과 판소리 다섯 바탕 공연에도 새로운 시도가 가미됐다.

 전주소리축제는 이날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 공연 ‘세상의 모든 소리’를 선보였다. 이 무대에는 한국, 폴란드, 중국, 티베트, 프랑스, 인도 등 15개국 전통음악과 아티스트들이 하나로 어우러졌다. 중국의 사진작가 쑨청이 찍은 티베트의 영상이 무대 배경으로 활용됐다.

 30일부터 열리는 축제의 근간이자 정체성의 한 축을 이루는 ‘판소리 다섯 바탕’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전통을 상징하는 판소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히기 위해 명창의 쇼맨십을 강화하고 무대 디자인도 현대적으로 꾸몄다. 판소리 공연이 펼쳐지는 모악당에 ‘ㄷ’자 형태의 콜로세움 무대를 마련해 관객과 명창의 거리를 줄였다. 무대는 ‘런웨이’(T자형) 형태에 주변을 3단 계단형 객석을 세워 꾸민다. 자연이나 한옥을 배경으로 할 때와 달리 무대 3면을 모두 영상으로 에워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도록 했다. 젊은 관객을 위해 판소리 자막도 현대적 언어로 표현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실내 무대를 억지로 한옥처럼 꾸미는 것보다 현대적인 요소를 활용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흥부가에 사용되는 사진은 지역 작가들이 전북과 전주의 한옥을 찍은 작품을 활용한다.

 올해로 3년째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꾸미는 한국-폴란드 프로젝트 공연 ‘쇼팽&아리랑’도 한-폴란드 수교 25주년을 맞아 특별한 공연을 준비했다. 기존의 악기 연주에 양국의 전통무용이 더해져 기존 무대보다 풍성한 볼 거리를 제공한다.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올해는 프랑스 아티스트 4개 팀이 축제에 참여하고 이 중 2개 팀이 한국팀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인다. 프랑스 재즈와 한국 판소리의 만남인 ‘낭코’팀과 한국의 ‘들소리’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로조’팀의 공연은 두 나라의 문화를 한 무대에서 즐길 좋은 기회다.

 청춘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학 창극도 단국대와 전북대가 참여해 관객들을 맞는다.

 대중음악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서 올해는 ‘솔 음악’을 주제로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물들이 나선다. ‘한국 솔 음악 대모’로 불리는 윤복희와 한영애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세상의 모든 소리’라는 주제에 맞게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을 다양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며 “한국 대표 음악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맞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고 행사의 뒤풀이 성격인 리셉션도 취소했다. 단체장과 관련 공무원, 취재기자에게 발행하던 초대권 또는 무료 취재카드, 식권 등을 없애고 취재카드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 대신 개막 공연 등의 입장료를 내렸다.

 행사 관계자는 “닷새간 진행되는 행사에 무료초대권 등이 지급되는 대상이 기관장과 관련 공무원, 기자 등 150여 명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초대권을 발급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 구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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