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호들갑 불필요, 돈 노리는 세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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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19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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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경주 지진 직후인 13일 첨성대를 정밀 계측하며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경주 지진 직후인 13일 첨성대를 정밀 계측하며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강타한 경북 경주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는 등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호들갑 떨 필요 없다”, “(돈을 노린) 안 좋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비는 해야 하지만 심하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황 소장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가 총 60건(국가지정 문화재 36건·시도지정 문화재 24건)이라고 밝히며, “첨성대가 기울어졌고 다보탑 난간석이 떨어진 것”이 주요 피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하게 우리가 냉정하게 문화재에 대해서 대비하고 재난에 대해서 대비해야 하지만 심하게 지금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며 “’여기에는 굉장히 안 좋은 세력들이 있다’고 오늘 아침에도 경주에서 계속 제보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재에 대해) 대비도 해야 되고 또 앞으로의 2차 피해 이런 것에 대해서 충분하게 검증을 해야 하지만 방법에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심해야 되는 게, 지금 재난지역 선포한다고 그러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온다”며 “지금 지방에서 지역에서 첨성대 해체하자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을 꺼냈다.

실제로 첨성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중심축이 북쪽으로 2cm 정도 기울고, 정자석의 남동쪽 모서리가 50mm가량 더 벌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론 첨성대를 해체 수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피해와 관련, 황 소장은 “단언하는데 (첨성대는 이런 피해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첨성대를 긴급하게 점검을 하고 더 이상 추가 피해가 없도록 굉장히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문화재 보수하는 쪽에서 재난지역 선포하면서 예산이 투입되니까 이때가 기회다 해 가지고 해체 수리하자라고 하면서 돈을 타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이런 세력들이 너무 많다고 조금 전에도 저한테 제보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주에서 굉장히 문화재에 대해서 굉장히 알려진,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고, 제도권에서도 활동하시고 민간단체에서도 활동하시는 분”에게서 제보를 받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현재 새누리당과 정부는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이며, 당국은 피해가 확인된 문화재를 위해 23억 원의 긴급보수비를 지원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황 소장은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문화재 해체 보수해 가지고 저는 제대로 한 적을 보지 못했다”면서 “만약에 첨성대를 해체 보수 하겠다면 이미 첨성대는 사실은 생명을 다하게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면 이대로 그냥 둬도 되냐, 더 큰 지진이 오면 어떻게 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좀 더 냉정하게, 우리가 지진에 대한 메뉴얼이 사실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각각에 맞는 (맞춤형)메뉴얼, 예를 들어 산악지형에 맞는 매뉴얼, 도심지 사찰에 맞는 메뉴얼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물론 지진이란 게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지진에 대해서도 미리 좀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은 차분차분하게, 차분차분하게 해야지 이렇게 막 예산을 서둘러서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며 거듭 강조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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