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노인 1인 가구’ 급증세… 맞춤형 대책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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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연구원 보고서 충격… 작년말 전체 가구의 30% 나홀로 거주
65세 이상 ‘1인 가구’는 41% 차지… 지자체 연계한 돌봄 중심 정책 필요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식품, 주택, 소형가전 등 산업 분야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 출시하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홀로 취미와 여가시간을 보내는 ‘나 홀로 라운징(Lounging)’도 주요 트렌드 중 하나다. 1인이 독립적으로 취사 취침 등 생계를 유지하는 1인 가구의 부상으로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심각한 전북은 3가구 중 1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다. 농어촌 지역에는 노인 혼자 사는 집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청년 세대의 실업률 증가에 따른 결혼 지연 등으로 1인 가구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자치단체의 대응책도 요구되고 있다.

7일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1인 가구의 증가와 전북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도내 1인 가구는 2015년 말 기준 전체 가구의 30.4%이며 2020년에는 33.5%, 2030년 37.7%로 전망됐다. 특히 전북의 1인 가구 증가는 고령 인구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1인 가구가 2014년 20만 명을 넘어섰고 비슷한 시기에 65세 이상 고령인구도 30만 명을 돌파하면서 전북의 1인 가구 증가는 노인 1인 가구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북의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41%를 차지해 전국 평균 27.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27.7%, 여성 72.3%로 여성 노인들이 혼자 사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29∼39세 청·장년 1인 가구는 2015년 16.7%에서 2030년 13.9%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시 말해 전북의 1인 가구는 연령별로는 노인, 지역별로는 농촌, 성별로는 여성이라는 특징이 있는 만큼 지역 특성을 반영한 1인 가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연구원은 노인 1인 가구에는 주거·돌봄·안전·고용 지원에 중점을, 장년 1인 가구에는 여가문화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노인 1인 가구를 위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돌봄 중심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년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활용한 맞춤형 여가 문화산업과 소형 임대주택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자체-경찰서-지역방범대 등이 연계해 안전마을을 지정, 운영함으로써 노인들의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노인 1인 가구의 식사 이미용 치매상담 건강검진 돌봄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역 거점기관 운영도 제시됐다. 노인 1인 가구의 남는 주거 공간을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니어-주니어 세대공감 홈셰어링 조성이나 농촌 노인 고독사 방지를 위한 그룹홈 확대 등의 방안도 필요하다고 전북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중섭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은 노인 1인 가구가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만큼 인구학적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치단체는 늘어나는 ‘홀로 여행객’을 위한 숙박시설, 음식, 문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1인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비주류음료와 함께 오락, 문화활동 분야의 산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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