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습관, 가욋돈 벌어주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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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에코마일리지 시행 7년… 시민 188만명 참여
에너지 사용 줄인만큼 마일리지… 지방세-관리비 납부 등에 사용
온실가스 감축 경제효과 7000억

세 자녀를 둔 박찬홍 씨(40·서울 은평구)는 매년 서울시로부터 5만 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지난해까지 벌써 3년째다. 적은 돈이지만 받을 때마다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박 씨가 보너스를 받은 건 서울시의 에코마일리지 덕분이다. 에코마일리지는 서울시가 2009년 도입한 친환경 정책이다. 전기와 수도,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을 줄인 만큼 마일리지 형태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박 씨는 “세수를 할 땐 작은 대야에 물을 받아 사용하고, 겨울에는 보일러 타이머를 1시간 이하로 맞춰놓고 생활하는 게 이제 습관이 됐다”며 “에너지 절감으로 인해 생활비가 줄어들었는데 보너스까지 받으니 일석이조”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 씨처럼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하는 서울시민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36만 명에서 2013년 141만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88만여 명까지 확대됐다. 가구 수로는 약 148만5000가구가 참여했다. 서울시 전체 가구 수(약 350만 가구)의 42%다.

에코마일리지 인기의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ecomileage.seoul.go.kr)에는 시민들이 공유하는 ‘에너지 절감 노하우’ 코너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전기기구는 코드를 뽑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태양광 전기 시설 설치 후 전기료가 절반으로 줄었다’ 등 시민들의 다양한 체험 수기가 올라와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에코마일리지에 참가한 시민들이 2010년부터 절감한 온실가스는 180만 t에 이른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2.7배에 해당하는 땅에 30년생 소나무 2억7000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이를 경제적 효과로 환산하면 약 7000억 원에 이른다. 시민들은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비용 절감과 함께 지급받은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마일리지를 활용해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차감 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시민들에게 돌아간 에코마일리지는 176억 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등 일반 건물의 에코마일리지 가입 확대를 위해 절감 기준의 세분화·차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에코마일리지보다 사회경제적으로 훨씬 큰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시#에코마일리지#지방세#관리비#온실가스#경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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