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밀양 기반 저비용항공사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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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1000억 ‘남부에어’ 내년말까지 설립 계획… “너무 서두른다” 지적도

경남도가 밀양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에 나서기로 해 성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남도는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이 결정될 것에 대비해 LCC 설립을 검토해 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23일 밀양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LCC에 대한 구상을 언급했다.

최만림 경남도미래산업본부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자본금 1000억 원으로 밀양 거점의 가칭 ‘남부에어’를 내년 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본금은 영남권 5개 시도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기업, 국내외 항공사,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경남도도 전체의 10%를 참여할 계획이다.

2007년 자본금 500억 원으로 출발한 에어부산은 부산 상공계가 49%, 아시아나항공이 46%를 출자했다.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자본금이 2300억 원, 2008년 시작한 진에어의 자본금은 300억 원이었다.

경남도는 남부에어가 우선 김해공항을 사용하고 2026년부터는 김해신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쓴다는 구상이다. 최 본부장은 “LCC 설립을 통한 직항노선 개설은 중국과 동남아 등 한류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며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민의 항공 이용 편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국내 LCC의 경우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연간 2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취항 중인 LCC는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등 6개다. 이들 항공사는 대부분 주 사무실을 공항 근처에 두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에 사무실을 두었던 에어부산도 공항 근처에 사옥을 지어 내년 2월 이사를 한다.

남부에어가 출범할 경우 기존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부산과는 경쟁 관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LCC 설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사례가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진입 장벽도 문제지만 항공정비(MRO)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항공정비를 아시아나항공에 위탁하고 있다.

경남도의 이번 발표에 대해 “영남권 신공항의 밀양 유치 무산 이후 내놓은 후속 조치이지만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신규 항공사 진입 장벽이 높은 현실을 감안해 항공수요와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항이 없는 밀양을 기반으로 한 부분도 논란이다.

류명현 경남도 국가산단추진단장은 “밀양 나노산단, 인근 경북지역 국가산단 등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송이 원활해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도는 김해신공항 건설에 맞춰 대구∼밀양∼김해 고속철 신설과 현풍국가산업단지∼밀양∼김해 자동차전용화물도로 신설,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중 밀양에서 김해로 가는 공항고속도로 신설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밀양#저비용항공사#홍준표#남부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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