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 “섬지역 관사 허술, 다른 학교서도 침입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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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7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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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파장으로 도서벽지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거주 실태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진상 파악을 위해 뛰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의 김현진 교사는 7일 “사건 발생 지역의 다른 학교에서 관사 침입(시도로 의심되는) 사건이 몇 건 있었다”며 섬 지역 학교 관사의 허술한 보안 실태를 지적했다.

김 교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다른 학교 관사에서 침입한 흔적이 보인다든지, 또는 밖에서 문을 흔든다든지 하는 사건이 있어서 해당교육청에 강력히 요청을 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생님들의 관사시설을 보수하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달라고 대책을 요구했는데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고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교사의 상태에 대해서는 “병가를 내고 상담과 조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해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 “고립된 환경에서 외지인을 상대로 벌인 사건”이라며 “외지인이 언젠가 떠날 것이라는 걸 전제로 해서 발각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걸 공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꼭 섬이라서가 아니라 예컨대 외지와 단절된 어떤 고립된 환경이라면 성규범도 여전히 과거에 그칠 것이고, 더군다나 그러한 (성규범이)공유된 상황에서 낯선 사람들이 들어오면 그 사람에 대한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도 사실 발각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공유, 공감대 이런 것들이 이 범죄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가해자 3명이 사전 공모가 없었다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세 사람이 우발적으로 순차적으로 우연히 (범행을)저지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 사람 중에 두 사람이 6번이나 통화를 하면서 상황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상당 부분 의심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피의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면서 웃음을 보였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자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피해자가 현명하게 대처해 DNA 확보가 가능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왜 도대체 그게 거기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혀 지금 본인들의 범행 사실에 대해 자각을 못하고 부인을 하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사건 발생 정황을 보면 상당 부분 비슷한 일이 과거에도 있지 않았을까 염려가 된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전남 지역 섬마을 한 초등학교 관사에서 20대 초등학교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를 받는 주민 3명 중 1명은 6일 “성폭행 의도를 갖고 관사에 갔다”고 진술하며 계획적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다른 주민 2명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전 공모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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