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잡부 “일 바빠 늘 불안…어쩔 수 없이 위험 감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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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3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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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 현장/동아일보DB
사진=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 현장/동아일보DB
1일 경기도 남양주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붕괴사고로 사상자 14명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가스가 누출돼 지하공간에 축적돼 있다가 용단(용접·절단) 작업 중 발생한 불꽃과 만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상자 모두가 일용직 근로자이고 이들 대부분이 용접 자격증을 갖추고 있지 않았던 점, 환풍기·화재경보기 등의 안전시설 미비, 안전관리자 부재 등이 드러나면서 ‘관리 소홀’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에 오르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는 일용직 노동자 문환홍 씨는 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장에 가도 상당히 일이 바빠서 불안하다. 공정을 빨리 해야 되고 어쩔 수 없이 위험해도 감수를 하고 항상 그렇게 한다고 보면 된다. 결국 사고가 나야 문제점들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술자들 밑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 주는 잡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잡부들은 용접공, 전기공들과 대우 차이가 크다. 용접공의 일당은 2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당에 대해서는 “하루 12만 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일용직 회사에서 1만 원 정도 소개비로 가져간다”고 했다.

문 씨는 “(용접공 일당이 더 높으니) 공사장에서 크거나 대형이 아닌 짧고 간단한 것은 그냥 용접으로 붙이면 되니까 용접공 자격이 없는 일반 잡부들한테 용접 등 다른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산재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큰 사건이 아니면, 크게 다치지 않으면 산재처리가 안 된다. 산재가 되어서 지급을 하면 회사가 불이익 받으니까 산재처리 안 하고 공상처리를 한다”고 답했다. 공상처리란, 일을 쉬게 하면서 그 쉬는 기간 동안 일당을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는 방법이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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