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에서 有를 창조한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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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간 관람객 93만명 방문… 예상보다 5만명 더 찾아 수입 급증
에코 관광 등 새로운 가능성 보여줘

전남 나주에서 열린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관람객들이 최대 인기 이벤트인 퍼펫가든 뮤지컬 ‘하늘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조직위원회 제공
전남 나주에서 열린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관람객들이 최대 인기 이벤트인 퍼펫가든 뮤지컬 ‘하늘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조직위원회 제공
29일 오후 전남 나주시 전남도농업기술원.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폐막일인 이날 박람회장 쪽빛 바닷길 앞에서는 2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이 펼쳐졌다. 걸그룹 ‘레드벨벳’과 트로트 여왕 장윤정 등 인기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대미를 장식했다. 관람객 뒤쪽에서 공연을 지켜보던 박람회조직위원회 직원들은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글썽였다. ‘친환경’과 ‘디자인’을 접목한 박람회가 처음인 데다 콘텐츠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아 성공 개최를 장담할 수 없었던 탓에 직원들은 마지막 날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관람객이 당초 목표(88만 명)보다 5만 명이나 더 찾고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자 직원들은 “우리가 해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공정희 조직위 홍보팀장은 “야외 뮤지컬 공연장 배수가 잘 안 돼 전 직원이 비를 맞으며 비닐을 덮고 개곤 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힘들었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박람회

‘2016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기간 동안 관람객은 93만1700명으로 집계됐다. ‘세상을 바꿀 새로운 삶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박람회는 3개의 아름다운 야외 전시존과 7개 주제 전시관, 퍼펫가든 뮤지컬 ‘하늘정원’, 논버벌 시리즈 등을 선보여 볼거리가 풍성한 문화박람회였다. 이 가운데 국내 최초로 야외에서 열린 판타지 뮤지컬 하늘정원은 단연 인기였다. 자연과 인간의 사랑을 주제로 배우들이 달팽이, 사마귀, 개구리, 얼룩말, 두더지 등으로 분장하고 소도구를 활용해 자연친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디자인스쿨, 에코파이브 체험존을 비롯해 22가지 체험행사가 열린 주말에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다른 박람회와 달리 관람객 연령대가 확연히 낮아졌다. 전체 관람객의 57%가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주중에는 학교 체험활동이 쇄도했고 주말에는 체험활동을 한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다시 찾는 사례가 많았다. 유영관 조직위 사무국장은 “입장료 및 현장 판매 수입이 10억 원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봤는데 15억7000만 원이나 됐다”며 “무엇보다 청소년이 많이 찾아와 친환경디자인박람회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한 게 소득”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건축, 에코 관광, 생태 친환경산업 등 전남의 강점 있는 분야를 디자인과 접목해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복합 이벤트로 활로 찾은 KIC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가 이달에 개최한 ‘모터&레저스포츠 한마당’과 ‘아시아 스피드 페스티벌(AFOS)’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활성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5일부터 15일까지 열린 행사에 총 8만 명이 찾았다.

이번 대회는 자동차대회와 레저페스티벌이 융합된 신개념 복합 이벤트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프로그램을 대거 포함시키고 국제자동차경주장이라는 특수성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앞세운 것이 주효했다.

전남개발공사는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리지 않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민간 임대, 레이스 대회 개최 등으로 매년 3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275일을 가동해 36억55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올해는 280여 일을 운영해 40억 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KIC는 건설비 등으로 발행한 지방채만 2900여억 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발생한 누적 적자가 1900여억 원에 달해 전형적인 ‘혈세 낭비’ 사업으로 꼽혔다. 김대준 전남개발공사 KIC사업소장은 “F1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경기장을 내버려둘 수 없어 수익 창출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며 “임대 중심에서 벗어나 신규 문화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해 ‘자동차·문화콘텐츠 메카’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나주#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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