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꿈은 상상하는 시간만큼 자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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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 서재에서 사진집을 즐겨 보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서재는 그에게 보물창고 같았고 평생을 함께할 ‘영화’란 친구를 만난 곳이었습니다. 그는 중3 이후로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꿈을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결국 꿈을 향해 질주하던 청년은 24세에 첫 단편영화 ‘백색인’을 제작하며 꿈을 이루게 됩니다. 누군지 알 것 같나요? 바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입니다.

늘 영화감독을 꿈꾸며 공부했으니 꿈을 이룬 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기는 친구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고민해봤다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 거예요. 원하는 꿈을 찾아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요. 꿈을 찾았어도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인지,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혼란스러운 시간은 꼭 오게 됩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자신감을 잃거나 꿈이 사라져버리는 경험도 할 수 있죠. 그래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명확한 목표를 정해주면, 정말 앞뒤 안 보고 최선을 다할게요”라고 호소하는 친구도 많습니다. 꿈을 찾고 전력질주할 방향을 찾는 것만큼은 반드시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인데도 말이죠.

자, 그럼 우리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그 해답의 힌트를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에게서 찾아볼까요? 천재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이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문제가 있을 때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오래 생각할 뿐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그 문제에 사로잡혀 있으면 누구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거죠. 결국 꿈을 찾는 것도, 꿈을 이루는 것도 그 힘은 바로 ‘시간’에 있습니다.

봉 감독 역시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머릿속엔 온통 영화뿐이었고 합니다. 그만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엄청나게 고민했다는 증거죠. 꿈을 찾고 싶다면 찾는 시간 자체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진로 고민 자체를 습관화해야 한다는 거죠. 당장 문·이과를 선택해야 해서, 당장 희망 직업을 써내야 해서 고민하는 건 마치 벼락치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벼락처럼 나타난 꿈은 환상처럼 지나간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늘 고민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이란 책에서는 머릿속에 꿈을 상세히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상만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특별한 ‘비밀’에 많은 사람이 용기를 얻었죠. 상상을 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어떨까?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할까? 어느 지역, 어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까? 아이들은 나의 어떤 모습을 좋아할까? 또는 싫어할까? 학교 밖에서는 어떤 사람으로 생활해야 존경받을까?’ 등 아주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바로 그런 상상의 시간이 모여 꿈이 되고, 미래의 내 모습이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
#진로#영화감독#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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