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별별과학백과]화성으로 수학여행? 새로운 우주여행이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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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를 재사용하는 데 성공한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Blue Origin
발사체를 재사용하는 데 성공한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Blue Origin
“잠시 후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가는 우주선이 이륙합니다. 아직 탑승하지 않은 손님께서는 속히 3번 게이트로 오시기 바랍니다.”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니 너무 아쉬워.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화성 수학여행이 벌써 끝이라니…. 수학여행을 우주로 가다니 신기하다고? 지금은 2036년, 누구나 우주를 여행할 수 있어. 내가 우주로 수학여행을 올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야.

일반인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데니스 티토(왼쪽). ⓒNASA
일반인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데니스 티토(왼쪽). ⓒNASA
○ 일반인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사람

2001년 5월,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자 ‘데니스 티토’가 우주여행을 떠났다. 티토는 2000만 달러(약 250억 원)나 하는 우주여행 경비를 자신의 돈으로 지불했다. 티토는 당시 미국의 한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화성탐사선을 만들던 과학자였다. 티토는 NASA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우주여행을 꿈꿨지만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NASA에서 5년을 일하고 나온 티토는 금융사업가로 변신해 많은 재산을 모았다. 그리고 2001년 드디어 우주여행의 꿈을 이루게 됐다.

러시아의 우주선인 소유스 TM32호에 탑승한 티토는 고도 350km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는 등 8일 가까이 우주를 비행했다. 지구로 돌아온 티토는 “내 꿈을 이룬 멋진 여행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후 티토는 더 많은 사람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화성 인스피레이션 재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2018년 1월에 첫 민간 화성왕복선을 발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SpaceX
스페이스X의 ‘팰컨9’. ⓒSpaceX
○ 재활용 로켓 타고 우주여행 간다!

2015년 11월, 우주선 ‘뉴 셰퍼드’의 발사체가 다시 지상으로 착륙하는 데 성공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전까지 발사체는 우주선을 한 번 싣고 올라가는 용도로 개발됐다. 우주선을 목표한 높이까지 띄운 뒤에는 바다에 떨어져 쓰레기가 되고 만다. 이렇게 한 번 쓰고 버리는 발사체를 만들기 위해서 보통 우주선 개발 비용의 90% 정도 되는 많은 돈이 든다. 중력을 이기고 대기권을 빠른 속도로 뚫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지닌 엔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한 압력과 열에도 버틸 수 있는 탄소복합재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것도 발사체가 비싼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발사체를 재사용하면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이에 블루 오리진은 우주선과 분리된 뒤에 다시 정해진 장소로 착지하는 발사체를 개발했다. 그리고 2015년 11월에 발사해 지상으로 착륙시킨 발사체를 한 달 뒤인 12월에 재사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발사체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재활용 발사체 기술로 우주여행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뉴 셰퍼드의 발사체가 무사히 지상에 착륙하고 한 달 뒤인 2015년 12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팰컨9’의 발사체 역시 지상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블루 오리진과 함께 미국 민간 우주선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팰컨9은 2단 발사체와 위성 또는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발사체가 2단으로 돼 있고, 많은 연료를 싣고 있어서 뉴 셰퍼드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발사한 모습 그대로 착지하는 뉴 셰퍼드와 달리, 팰컨9은 발사체 방향을 돌려야 한다. 따라서 팰컨9에는 방향을 돌리기 위한 초소형 엔진과 같은 원리인 추력기가 달려 있다. 나아가려는 방향의 반대편에 있는 추력기에서 가스를 분사해 발사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발사체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는 연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 연료는 발사체의 무게를 무겁게 한다. 그래서 올해 1월 17일 스페이스X사는 발사체 방향을 돌리지 않고 바다에 띄운 배 위에 착륙시키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착륙용 다리에 이상이 생겨서 발사체가 넘어져 폭발하고 말았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도 발사체를 바다 위에 착륙시키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계획이다.

공기 압력으로 세운 20km 높이의 우주 엘리베이터탑. ⓒThoth tech
공기 압력으로 세운 20km 높이의 우주 엘리베이터탑. ⓒThoth tech
○ 새로운 우주 엘리베이터 탑

민간 우주선 개발 기업이 하나둘 생기면서 일반인도 우주여행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좀 더 쉽고, 싼 가격에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우주 엘리베이터다.

2015년 6월, 캐나다의 우주 기술 기업인 소스테크놀로지(Thoth Technology)가 새로운 우주 엘리베이터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이 엘리베이터는 지상 20km 높이의 탑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지구상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의 20배나 되는 높이다. 이렇게 높은 탑을 만드는 일은 보통 건물을 세우는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건물이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뿐 아니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스테크놀로지는 보통 건물을 짓는 기술과 다른 기법을 제안했다. 우선 엘리베이터 탑의 표면을 강도가 높은 신소재 섬유로 만든다. 그리고 그 속에 높은 압력의 공기를 넣어서 마치 풍선 기둥처럼 탑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 탑은 지름이 230m이고 높이가 20km나 되기 때문에 바람이나 외부의 충격에 아주 약하다. 그래서 탑의 중간 중간에 자이로센서 기능이 있는 ‘플라이휠’이라는 장치를 넣는다. 둥글넓적한 모양의 플라이휠은 탑이 휘어지지 않고 바로 서 있을 수 있도록 탑의 모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소스테크놀로지는 5년 내에 1.5km 높이의 타워를 시범으로 설치하고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이다.

이혜림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pungnibi@donga.com
#우주여행#나사#화성#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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