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호국충절의 도시’로 자리매김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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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영 진남관 해체 보수과정, 시민-관광객들에게 상세하게 공개
150억 투입 2019년까지 복원 계획

전남 여수시가 전라좌수영 진남관(鎭南館)을 해체 복원하는 등 호국충절의 도시로서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는 핵심 사업을 추진한다.

여수시는 29일 국보 304호인 진남관 해체 복원 사업의 시작을 알리고 안전을 기원하는 기공식을 개최했다. 전라좌수영 진해루 터에 세워진 진남관은 건립된 지 298년 만에 처음으로 해체된다. 진해루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여수 앞바다에서 조선 수군이 훈련하는 것을 지켜봤던 누각으로, 정유재란(1597∼1598) 때 왜구들에 의해 소실됐다.

진남관은 조선 선조 32년인 1599년 이순신 장군 후임으로 삼도수군통제사를 맡은 이시언 장군이 왜구를 진압해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객사다. 하지만 진남관은 숙종 42년인 1716년 화재로 불탔고 2년 뒤 이제면 전라좌수사가 중건했다. 중건된 객사는 부지면적 4939m², 건물면적 748m² 규모다. 국내 목조 단층 건물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정면 15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 형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4년부터 진남관 안전진단을 위한 모니터링을 해왔다. 모니터링 결과 진남관이 심하게 기울고 기둥 68개 상당수가 밑부분이 부식되거나 뒤틀려 정비 보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수시와 문화재청은 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2019년까지 진남관을 복원할 계획이다. 진남관을 모두 해체한 뒤 서까래는 폐기하고 기둥 68개 가운데 부식이 심하지 않은 것은 다시 사용키로 했다. 진남관을 복원하면서 국왕을 상징하는 나무패인 ‘궐패(闕牌)’를 모신 방, 손님들 객실로 쓰인 익헌(翼軒) 등 내부 시설과 바닥에 매장된 유적들을 발굴할 가능성이 있다.

여수시는 국보급 문화재인 진남관의 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보수하는 과정을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설 덧집 3층에 관람 공간(230m²)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진남관 위를 덮는 가설 덧집 설치 공사가 끝나고 해체 작업이 시작되는 9월경 제사를 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수시는 진남관 위쪽에 자리했던 전라좌수영 동헌 복원 사업을 위한 토지 보상 주민공청회를 조만간 열기로 했다. 조선시대 해군사령부격인 전라좌수영은 성종 10년인 1479년 여수에 들어섰다. 이후 1490년 전라좌수영을 둘러싼 성곽 1.74km가 완공되고 각종 건물이 건립됐다.

전라좌수영이 둥지를 튼 지 100여 년이 흐른 1591년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로 부임해 임진왜란 때 전라좌수영에서 머물며 왜적과 싸웠다. 한때 전라좌수영은 해군사령부 격인 삼도수군통제영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1895년 폐쇄될 때까지 400여 년간 호국의 성지였다.

여수시는 2022년까지 동헌 복원에 215억 원을 투입한다. 진남관 주변 여수시 군자동, 동산동의 1만1000m² 땅을 매입한 뒤 장군 집무실인 운주헌, 장수 집무실인 결승당 등 8개 건물을 다시 짓기로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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