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조릿대, 한라산 백록담까지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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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악화 땐 한라산 국립공원 제외”… 환경부, 관리강화 경고성 공문 보내

한라산의 생물종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는 제주조릿대 때문에 한라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제주조릿대는 최근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턱밑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공문을 보내 “한라산이 제주조릿대로 덮이면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제주도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라산 전역으로 확산되는 제주조릿대에 대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국립공원관리공단 회의실에서 열린 ‘제114차 국립공원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 한라산국립공원 현안 사항 보고 이후 ‘심각한 위기 상황’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제주조릿대가 확산되면서 국내에 서식하는 고산식물 대부분이 분포한 한라산국립공원 생태계가 무너질 상황에 처했다”며 “환경부, 문화재청, 국립공원관리공단, 제주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후속 대책을 빨리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조릿대는 30여 년 전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국립공원 전역으로 퍼졌고 최근 고산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백록담 분화구까지 영역을 넓혔다. 한라산연구원 등의 조사 결과 제주조릿대가 침입하기 이전 시로미와 섬바위장대, 백리향 등 20종 이상의 식물이 자랐지만 제주조릿대가 들어온 이후에는 제주조릿대 1종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조릿대가 번성하고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진 데다 제주조릿대를 먹어치우던 소와 말의 방목이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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