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 파워기업]가방부터 텐트까지… 나일론 소재 직물 기술력 국내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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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부성텍스텍

23일 부성텍스텍 부설연구소에서 채철수 상무이사(왼쪽 두 번째)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들이 융합 소재로 개발한 가방 제품의 개선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3일 부성텍스텍 부설연구소에서 채철수 상무이사(왼쪽 두 번째)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들이 융합 소재로 개발한 가방 제품의 개선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가방용 직물 전문기업 ㈜부성텍스텍은 최근 열린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의 섬유산업 신문화 창조기업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異)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부성텍스텍은 여러 소재와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방사능 폐기물을 운반하거나 오염물을 제거하는 복합 소재는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대기나 수질, 토양에 스며들지 않고 안전하게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으로 옮길 때 쓴다. 1t가량을 담는 가방이나 자루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다. 방수 기능이 있고 중금속 및 방사성물질을 흡착하는 섬유 재질을 만드는 게 핵심 기술이다.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폐쇄된 고리 1호기를 2030년까지 해체하는 데 6100억 원이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해체 대상 원전은 120여 기이며 시장 규모는 2050년까지 1000조 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창조혁신기획실 선임연구원은 “오염물 제거 소재는 물 처리 분야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부성텍스텍과 조만간 업무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튜브처럼 공기를 넣어 물에 뜨는 아쿠아백은 내년 상반기(1∼6월)에 출시한다. 내부는 나일론 소재, 외부는 물이 스며들지 않는 우레탄 소재로 제작했다.

성질이 다른 두 소재를 접합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 사용자가 공기 주입 장치(실린더)를 이용해 가방을 3초 만에 부풀게 하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이 가방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산업환경연구센터가 시험한 결과 물에서 체중 70kg의 어른 5명이 매달려 24시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방에 로프를 매달아 강을 건널 때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 이용할 수 있다. 군사 훈련과 해양레저스포츠, 등산 장비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방 브랜드는 개발했고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1999년 4월 설립된 부성텍스텍은 가방 직물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최근 산업용 섬유와 타이어코드(내구성 향상을 위해 고무 내부에 넣는 섬유 보강재) 등으로 확대했다. 관련 특허도 여러 개 있으며 일부 제품은 코오롱에 납품한다.

이 회사의 나일론 소재 직물 기술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스페이스 등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20여 곳에 수출하고 있다. 여행용과 산악용 등 가방부터 텐트, 신발 용도까지 부성텍스텍의 원단은 품질력을 인정받는다.

채철수 상무이사는 “가방 제작 실력을 쌓으면서 산업용 섬유의 경쟁력도 생겼다. 연구개발에 투자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200여 개의 아이템을 개발해 이 가운데 2, 3개 정도를 신제품으로 내놓는다.

본사 및 자회사 2곳의 직원 60여 명이 연매출 600억 원을 올린다. 5년 이내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공장 증설과 융합소재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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