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작은 학교’ 큰 희망을 만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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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교육청 2년만에 68개교 운영… 국악오케스트라-독서교실 등 인기
입소문 나며 전입 학생 늘어나

강원 원주시 만종초교 학생들로 구성된 ‘만종 국악오케스트라’가 7일 강원도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모델학교 성과보고회에서 공연을 펼치고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 원주시 만종초교 학생들로 구성된 ‘만종 국악오케스트라’가 7일 강원도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모델학교 성과보고회에서 공연을 펼치고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7, 8일 강원 강릉시 강원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모델학교 성과보고회. 도교육청이 주관한 이번 보고회 첫날 어린 손님들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원주시 만종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만종 국악오케스트라’. 이들은 도내 초중 작은학교 학교장 및 모델학교 교사, 교육지원청 직원 등 340여 명의 어른들 앞에서 ‘밀양아리랑’과 ‘산도깨비’ 등 4곡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만종초교는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의 대표적인 모델학교다. 작은학교는 재학생 60명 이하 학교로 도내 209개 초중학교가 해당된다. 도교육청은 이들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해 2013년부터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68개교가 모델학교로 운영 중이다.

2013년 모델학교로 선정된 만종초교는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영어동화, 로봇과학, 피아노, 국악 등의 방과후 활동을 운영했고 졸업할 때까지 책 500권 읽기, 전교생 검도교실, 1인 1악기제 등을 실시했다. 통학버스 운행으로 원거리 학생의 불편도 해소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도심지역 학생들의 전입학이 이어졌다. 2013년 3월 43명이던 학생이 지금은 2배에 가까운 81명으로 늘었다.

김동익 만종초교 교감은 “국악오케스트라에 참여해 무료로 악기 연주를 배우는 등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특성화 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통학버스 운행으로 인한 편리성도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만종초교뿐이 아니다. 모델학교들은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사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일반 초등학교 학생 수는 2013년에 비해 4788명(5.8%) 감소했지만 모델학교는 189명(10%) 증가했다. 학생, 학부모, 교원의 학교 만족도 역시 일반학교는 83.56점이었지만 모델학교는 86.87점으로 3.31점 높았다.

산촌유학을 도입한 춘천 송화초교는 2013년 39명이던 재학생이 51명으로 늘었고, 강릉 신왕초교는 22명에서 46명으로 증가했다. 횡성 수백초교도 2년 만에 27명이던 재학생이 51명으로, 정금초교도 14명에서 25명으로 증가했다. 신왕초교의 변신도 눈에 띈다. 한때 폐교를 걱정하던 학교가 이제는 전입학생이 늘어 통학차량 증차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신왕초교의 변신에는 2012년 11월 창단한 ‘챔버 오케스트라’가 큰 몫을 했다. 동문회 등이 악기를 지원했고 강릉시립교향악단 연주자들이 지도를 맡았다. 학생들은 창단 9개월 만인 2013년 8월 강릉문화예술회관에서 첫 연주회를 가졌다. 이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효(孝) 콘서트’를 비롯해 활발한 공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함춘홍 강원도교육청 책임교육담당 장학관은 “작은학교의 실천 가능한 선도 모델을 통해 교육에 관한 연구와 실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지역사회와 학교의 만남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넓히고 작은학교 간의 연대와 확산을 위한 지원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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