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古선박은 조선시대 조세운반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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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재硏 “실물 확인된 건 처음”… ‘광흥창 도착’ 등 적힌 목간 60점 발견

충남 태안군 마도해역에서 최근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부터 건져 올린 목간들. 목간에는 이 조운선의 도착지인 ‘광흥창(廣興倉)’과 출발지인 ‘나주(羅州)’가 함께 적혀 있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태안군 마도해역에서 최근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부터 건져 올린 목간들. 목간에는 이 조운선의 도착지인 ‘광흥창(廣興倉)’과 출발지인 ‘나주(羅州)’가 함께 적혀 있다. 문화재청 제공
조선시대 지방에서 서울로 세곡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漕運船)이 처음 발견됐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좌초된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현 서울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부근이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충남 태안군 마도해역에서 발견한 마도 4호선은 수중 발굴 조사 결과 조선시대 조운선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지 조선시대 조운선이 실물로 확인된 적은 없다.

이 배는 길이 13m, 폭 5m의 크기로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平底船) 구조다. 현재 마도 북동쪽 수심 10m 바다 밑에 묻혀 있다.

연구소가 이 배를 조운선으로 파악한 결정적인 증거는 잔해 안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일정한 모양으로 깎은 나뭇조각에 쓴 문서나 편지) 60여 점이다. 이 목간에는 도착지인 ‘광흥창(廣興倉)’과 더불어 출발지인 ‘나주(羅州)’가 함께 적혀 있다.

광흥창은 조선시대 관리들의 녹봉을 관장하던 기관으로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부근에 있었다. 결국 이 배는 전남 나주의 영산창(榮山倉)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납품을 광흥창으로 옮기기 위해 출항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목간에는 마치 화물 꼬리표처럼 ‘두(斗)’와 ‘맥(麥·보리)’ 등 곡물의 양과 종류 등이 적혀 있다.

함께 나온 분청사기 140여 점은 이 조운선이 조선시대 초기 선박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분청사기에 새긴 국화 혹은 새끼줄 무늬가 15세기 초반의 제작 기법이기 때문이다. 이 중 분청사기 3점에서는 조선시대 궁궐 물품을 조달한 관청인 내섬시(內贍寺) 글자가 적혀 있었다. 또 배 안에서는 특산품인 대나무와 숫돌 등도 발견됐다.

연구소 측은 “이번에 발견된 조운선은 국내 수중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첫 조선시대 선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발견된 마도 1∼3호선 등은 모두 고려시대 선박이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태안#선박#조세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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