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박대성 화백, 작품 830점 경북도-경주시 기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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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거목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70·경북 경주시·사진)이 평생 창작한 그림과 소장품 830점을 최근 경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했다. 그림 435점, 글씨 182점, 먹과 벼루 등 소장품 213점이다. 박 화백의 작품은 21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장에서 개관하는 ‘경주솔거미술관’에 상설 전시된다. 이날 개막하는 ‘실크로드 경주’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한국화의 진수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삶은 신라를 대표하는 화가인 솔거를 닮았다.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소나무에 새가 날아와 부딪혔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솔거는 형편이 어려워 스승 없이 그림을 익혀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집이 가난해 중학교까지 마치고 혼자 그림을 공부했다. 이름 그대로 한국화가로는 ‘대성(大成)’ 했지만 스승이 없다. 1994년 불국사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주에 온 그는 2004년 남산 자락에 화실을 짓고 경주 곳곳을 화폭에 담아 왔다. 가로 10m, 세로 2.5m인 불국사 그림은 그가 1년 동안 불국사에 머물며 그린 역작이다.

박 화백이 강조하는 한국화의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그는 “불국사나 석굴암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또 다른 ‘자연’이다”라고 한다. 작품 대부분이 이런 분위기를 풍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청와대, 호암미술관,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안뮤지엄, 숙명여대 박물관 등에 걸려 있다. 2003년에는 동아일보 선정 한국화 최고 작가로 평가됐다.

그는 자신의 그림 세계를 지탱하는 바탕을 “‘왜’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석굴암은 왜 토함산 꼭대기에 있는지, 불국사는 모양이 왜 가로로 길게 배치됐는지 등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이 감춰진 ‘자연’을 하나씩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박대성#경북도#경주시#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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