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디지털 염색기술로 대구 섬유산업 미래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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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전문기업 평안, DTP시스템 개발… 염료 사용해 물들이는 전통방식 아닌
종이 프린터처럼 원단에 바로 찍어내 폐수-이산화탄소 배출, 냄새 없어

7일 대구 서구 염색전문기업 평안공장에서 장원일 부장이 초고속 디지털 염색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폐수와 냄새가 거의 없어 작업 환경이 쾌적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7일 대구 서구 염색전문기업 평안공장에서 장원일 부장이 초고속 디지털 염색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폐수와 냄새가 거의 없어 작업 환경이 쾌적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7일 대구 서구 달서천로의 염색전문기업 ㈜평안. 디지털 섬유염색(DTP) 시스템을 장착한 기계 10여 대가 종이 프린터(인쇄기)처럼 원단에 색깔과 무늬를 바로 찍어냈다. 염료를 사용해 물을 들이는 전통 방식이 아니라 초고속 잉크 장치에 원단을 통과시켜 염색하는 신기술이다. 컴퓨터에 원하는 디자인이나 사진을 넣으면 곧바로 실행된다. 폐수와 이산화탄소 배출, 냄새가 거의 없다. 공장 내부는 기계 보호를 위해 가습기와 냉난방 장치가 24시간 작동한다.

대구에 염색 신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생산 속도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 시스템 구축에 따른 전문 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 원단 제조업체로 출발한 평안은 침구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 직원 120여 명이 연매출 300여억 원을 올린다. 변화와 도전에 나선 것은 2006년이다. 품질 향상과 생산 증대를 위해 획기적인 염색기술이 필요했다. 상용화되지 못한 DTP 개발을 목표로 투자를 시작했다. 기술연구소인 자회사 평안에프에이를 설립하고 최근까지 250억 원을 투입했다. 지금은 국내 최고 수준의 DTP 시스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경 연구소장은 “염색 신기술로 원단 제조와 염색 가공 유통 전 과정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다이텍연구원(대구 서구)과 DTP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를 시작했다. 2018년까지 107억 원을 투자해 현재 분당 4m를 찍어내는 속도를 최대 80m까지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다양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기능을 갖춘다. 풍경이나 인물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폐수처리시설이 필요 없는 초고속 디지털 염색기계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잉크 품질을 개선하면 자동차와 선박에 쓰이는 산업용 섬유와 고강도 고탄성 슈퍼섬유 염색 기술 개발도 가능하다. 홍진표 다이텍연구원 DTP연구팀장은 “염색과 동시에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무늬를 입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브랜드와 디자인 보호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기술 개발 노력에 따라 연말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 조사가 나오는 ‘물 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다이텍연구원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3980억 원을 들여 물을 거의 쓰지 않고 고압가스와 전용 염료로 디자인과 무늬를 입히는 염색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폐수를 크게 줄여 처리 약품과 전기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오희택 평안 대표는 “3차원(3D) 디자인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디지털 섬유염색은 미래 섬유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열쇠”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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