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리산 올땐 장바구니 갖고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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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온천관광지구에 장터 개장
족욕장-생태도랑-공방-식당 등 쇼핑과 문화체험 모두 가능한
융복합형 시장으로 새모델 제시

전국 최초로 관광지구에 조성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인 지리산 나들이장터. 관광객들이 지리산 일대에서 생산된 산나물, 채소, 과일, 산약초 등을 파는 로컬마켓을 둘러보고 있다. 구례군 제공
전국 최초로 관광지구에 조성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인 지리산 나들이장터. 관광객들이 지리산 일대에서 생산된 산나물, 채소, 과일, 산약초 등을 파는 로컬마켓을 둘러보고 있다. 구례군 제공
추석을 하루 앞둔 7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 관광지구 ‘지리산 나들이장터’. 기와지붕이 뒤편 지리산 만복대 기슭과 어울려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한옥 내부 진열대에는 구례에서 생산된 채소류와 나물류, 곡류, 과일이 가득 쌓여 있다. 깔끔하게 꾸민 로컬푸드 농산물 가공 판매장과 체험 공방에도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장에 미꾸라지와 가재가 노니는 ‘생태도랑’과 온천물로 피로를 푸는 족욕 체험장이 눈길을 끈다. 전남도와 구례군이 전국 최초로 관광지구에 조성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풍경이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나들이장터가 지리산 관광명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바구니에 자연을 담다’


나들이장터는 지난달 29일 개장했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1만3500m² 터에 84억 원을 들여 2100m²의 한옥형 상가 7개 동과 주차장, 편의시설을 갖췄다. 나들이장터는 이른바 ‘6차 융복합형 시장’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을 선보이고(1차), 농산물을 가공 판매하며(2차), 공방에서 각종 체험(3차)을 할 수 있다. 물건을 사고파는 기존 시장의 개념을 뛰어넘어 쇼핑과 체험, 관광 등 문화적 요소까지 가미한 이색 쇼핑 단지다.

장터가 내건 슬로건은 ‘바구니에 자연을 담다’. 신선하고 깨끗한 ‘자연을 닮은 먹거리’를 연중 제공하는 참살이(웰빙)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나들이장터 성공 가능성은 3월 산수유축제 때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입증됐다. 30여 명의 상인이 3일간 로컬푸드 시범 장터를 운영해 800만 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리산 특산품인 산수유 제품과 산나물류가 인기였다.

연계 관광이 가능한 것도 나들이 장터의 또 다른 매력이다. 맞은편에 1996년 개장한 지리산 온천랜드가 있고 수락폭포, 화엄사, 천은사, 노고단 등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 유적이 많다. 양병채 구례군 지역개발담당은 “나들이 장터를 온 가족이 함께 쇼핑과 레저를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종합 체류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 쇼핑 체험 관광이 어우러진 시장

주차장 맞은편 로컬마켓에서는 지리산 일대에서 생산된 산나물과 채소, 과일, 산약초 등 100여 품목을 구입할 수 있다. 포장실에서 생산자가 직접 상품을 포장하고 가격을 매긴다. 건강식품, 신선식품, 가공식품별로 구분해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공식품 중에는 산수유·다슬기 엑기스, 우리밀 빵이 잘 팔린다. 로컬마켓 옆 힐링푸드동에는 빵과 떡, 쌀강정, 산수유호떡, 산수유국수 등을 맛볼 수 있는 16개 점포가 입주했다. 지리산온천지구 음식점과 상생하기 위해 로컬푸드만 요리한다.

나들이공방에서는 산수유나무를 이용해 컵 받침대를 만들고 염색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 5000, 6000원을 내면 만든 것을 가져갈 수 있다. 지리산 온천수를 이용한 족욕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재밋거리. 대리석으로 20m 수로를 만들어 온천수를 흘려보낸다. 지리산 계곡물을 끌어와 토종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도랑도 어린이 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다.

5일장을 재현한 향토노점은 주말과 휴일에 운영한다. 주민들이 좌판을 깔고 직접 재배한 콩, 참깨, 고추 등을 판매한다. 시골장터처럼 흥정하는 재미가 있다. 나들이장터는 매주 토요일에는 예술의 향기가 흐르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노래와 춤 공연, 마당극, 시낭송회 등을 선보인다. 이기범 지리산 나들이장터 상인회장(54)은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처럼 고객에게 넉넉하고 포근한 시장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6차산업형 인프라를 잘 활용해 전통시장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61-781-5051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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