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금연땐 30만원… 약국서 ‘공짜 패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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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들 다양한 담배끊기 캠페인

노원구가 최근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찾아가는 금연 상담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노원구는 금연 성공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노원구 제공
노원구가 최근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찾아가는 금연 상담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노원구는 금연 성공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노원구 제공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잖아요. 벌써 금연한 지 한 달이네요.”

노원구민 이승엽 씨(40)는 지난달 초부터 금연에 성공하면 인센티브로 ‘30만 원’을 주는 구청 금연 캠페인에 참여 중이다.

노원구는 관내 성인 남성 46.1%가 흡연자로 조사되자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구청 내에 금연사업팀을 신설하고 ‘금연 인센티브’라는 대책을 마련했다. 2년간 세 번에 걸쳐 소변, 혈액검사를 통해 금연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20만 원은 현금으로, 10만 원은 문화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담배도 끊고 돈도 번다’는 입소문이 나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500여 명이 참여 신청을 했을 정도다. 인센티브 비용은 금연구역 흡연자들에게 걷은 과태료(5만∼10만 원)로 충당한다.

‘건강’ ‘웰빙’이 화두가 되며 자치구 차원에서 흡연자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서구는 평소 흡연자들이 금연을 위해 제 발로 보건소를 찾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점에 착안해 ‘동네 약국’을 활용하고 있다. 강서구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이 관내 16개 약국과 연계해 주민들에게 금연보조제(니코틴 패치)를 나눠주는 등 금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올해 4월부터 시행 중인데 현재까지 주민 206명이 상담을 받았고, 이 중 56명은 꾸준히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

강서구 관계자는 “구민 흡연율은 구의 경제적 생산성은 물론 구의 각종 복지 관련 비용과도 직결된다”며 “금연구역이나 단속 인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흡연자 스스로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사전에 돕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가족을 활용한 금연 캠페인도 눈길을 끌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달 총 300여 명의 ‘금연 가족 서포터스’를 모집했다. 관내 10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과 학부모로 구성된 이 모임 참가자들은 10월까지 야구 경기가 있는 주말에 잠실야구장으로 나와 관람객에게 지정된 흡연구역을 안내한다. 금연 관련 봉사활동에 학생과 학부모를 참여시켜 단순히 야구장에서의 금연 홍보뿐만 아니라 가정 내 흡연까지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앉아서 구민들을 기다리기보다 ‘찾아가는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는 구도 늘고 있다. 양천구는 회사나 학교 등에서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 10명 이상이 모여 신청하면 전문 금연상담사가 원하는 일정에 따라 직접 신청기관을 방문해 금연상담과 금연보조제를 지원한다.

광진구는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잡아 건국대 등 인근 대학에서 금연부스를 설치해 니코틴 의존도검사를 통해 보조제를 주거나 전화, 문자로 금연 의지를 북돋우는 금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처음 금연을 시도하게 됐다는 윤지훈 씨(26)는 “보건소에 혼자 찾아가 금연 상담을 받는 건 쉽지 않은데 학교로 찾아오니 친구들과 함께 금연에 참여할 수 있게 돼 효과가 더 좋다”고 전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금연#노원구#금연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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