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폭우에 멈춰 선 고리원전 2호기, ‘후쿠시마 사고’ 잊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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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부산 경남 일대에 시간당 130mm 안팎의 폭우(갑자기 세차게 내리는 비)가 내려 부산에 있는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멈춰 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를 끌어들이는 건물이 물에 잠기면서 취수(물을 받아들임) 펌프가 작동을 멈추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가동을 수동으로 정지시킨 것이다. 취수 건물은 원자로와는 다른 건물이지만 폭우에 원전 가동이 멈출 수도 있다니 불안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쓰나미(지진해일)로 전기가 끊기고, 지하실 비상발전기까지 물에 잠겨 원자로를 냉각(식어서 차게 됨)할 수 없게 되면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밖으로 새어나옴)된 사고였다. 고리 2호기는 비상발전기가 아닌 취수 펌프가 멈춰 냉각수를 보낼 수가 없게 됐고 정전까지 발생했다.

한수원은 취수 펌프를 작동시키는 제어반(기계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스위치 등을 설치한 판)의 위치가 너무 낮아 물에 잠겼다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내 원전 안전점검을 할 때 왜 제어반 위치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내놓은 40여 개 안전 강화 조치 중 제어반의 위치 조정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짧은 시간 폭우에 부산 경남지역의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인명 및 재산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원전 가동 중지에다 지하철과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사망·실종자가 13명, 이재민(재해를 입은 사람)이 200명에 이른다. 이렇게 피해가 커진 데는 6·25전쟁 이후 난개발(도시를 어지럽고 무분별하게 개발함)이 진행된 부산의 특수성도 있겠지만 안전 불감증(감각이 둔하거나 익숙해져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함)과 허술한 재난 대비, 당국의 무사안일도 큰 요인이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면서 폭우 폭설 등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국지성 집중호우(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가 지역을 바꿔가며 매년 쏟아진다. 상시적 ‘물 폭탄’에 대비해 재해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기상청의 예보능력도 키워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재난 예보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동아일보 8월 27일자 사설 재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 문장을 읽고 이와 어울리는 속담을 고르세요.


일본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대비책을 강화하고 안전 심사 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가 지진에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강하게 만들고, 물막이 벽을 10m로 높이는 등 안전대책을 세웠다.

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②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③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④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2. 본문에 나온 내용 중 부산, 경남지역 폭우 피해가 큰 원인이 아닌 것을 고르세요.


① 안전 불감증

② 부산 지역의 특수성

③ 원자력발전소 가동

④ 당국의 무사안일

3.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면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까요?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미래 한반도의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고리원전#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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