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초고령 전남, 30년내 농촌주민 절반이 노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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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면 전남북 전체가 실버타운.’

전남과 전북의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20∼30년 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주민의 절반을 넘어서 ‘전 지역의 양로당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골마을에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고 젊은이가 없어 70대 이장이 흔한 게 현실이지만 전남북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어느 지역보다 가팔라 성장 잠재력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전 지역이 실버타운

전남 고흥군의 노인 비율은 35.4%다. 주민 10명 가운데 4명 가까이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7개 군 지역이 노인 비율 30%를 넘었고 10개 시군이 20%를 넘어섰다. 고흥에 이어 보성(32.7%), 함평(31.8%), 곡성(31.5%), 신안(30.8%), 진도(30.2%), 장흥(30%)이 30%를 넘는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는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남은 노인 인구 비율이 이미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시군별로는 목포(12.5%), 여수(14.7%), 순천(12.7%), 광양(10.2%), 무안(19.1%) 등 5개 시군을 제외하고는 17개 시군이 초고령사회에 해당한다. 전남의 노인 비율은 2020년 24.8%, 2030년 33.9%, 2040년 43.2%로 일부 농어촌 지역은 머지않아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북의 고령인구 비율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임실군이 31%로 가장 높고 순창(29.8%), 진안(29.5%), 장수(28.6%), 무주(28.3%), 고창(28.0%), 부안(26.5%), 김제(25.9%), 남원(22.7%), 정읍(22.6%)이 초고령사회를 넘어 30%에 육박하고 있다. 전북의 노인인구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7.5%이지만 6년 뒤에는 14개 전 시군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 30%, 2040년에 3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사라진 일자리가 고령화 부채질

전남북의 고령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와 유명 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와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잡기 위해 가임기의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북통계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이래 전북을 떠난 청년층(25∼29세)은 모두 188만4000여 명으로 조사됐다. 한 해 평균 4만4000명씩 떠났다. 이 수치도 전국에서 전남이 가장 높고 전북이 두 번째다. 과거에는 농어촌의 출향인구가 많았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도시지역까지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이후 출향한 전북의 청년층은 도내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했다. 고령층의 1인 가구 비중도 2010년 말 기준 40.3%로 전국 평균(25.7%)을 크게 웃돌았고 이 가운데 90%는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이하였다.

통계협의회 관계자는 “청년층 유출을 최대한 막고 가파른 고령화에 따른 정책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성장 잠재력을 상실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치단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고령친화산업을 육성하는 등 연령별로 특화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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