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돌고래 꽃분이의 순산을 위하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사육사들 출산성공 확률 10%미만에 도전
영양제 공급-운동량 조절 구슬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사육사들이 다음 달 초 출산예정인 돌고래 ‘꽃분이’에게 먹이를 주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꽃분이는 2009년 10월 일본에서 온 돌고래 4마리 가운데 한 마리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임신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공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사육사들이 다음 달 초 출산예정인 돌고래 ‘꽃분이’에게 먹이를 주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꽃분이는 2009년 10월 일본에서 온 돌고래 4마리 가운데 한 마리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임신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공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울산 남구 장생포동)의 돌고래 사육사 7명은 요즘 ‘꽃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출산 예정일이 다음 달 초순이기 때문이다. 꽃분이의 정식 이름은 ‘장꽃분’. 울산 남구청이 2009년 일본 와카야마(和歌山) 현 다이지(太地) 앞바다 훈련장에서 6개월 동안 훈련시킨 뒤 데려온 돌고래 4마리(수컷 암컷 각 2마리) 중 암컷이다.

울산 남구는 이 돌고래들을 명예 장생포동민으로 임명하고 ‘주민등록증’도 발급했다. 성(姓)은 장생포와 고래의 머리글자를 따 지었다. 수컷 ‘고아롱’(당시 10년생)과 암컷 ‘장꽃분’(〃)은 부부로 짝지웠다. 나머지 2마리는 이들의 자녀로 등재해 ‘고이쁜’(7년생·암컷)과 ‘고다롱’(5년생·수컷)으로 이름 지었다. 남구청은 고이쁜이 2012년 죽자 같은 해 7월 암컷 한 마리를 추가로 들여와 ‘장두리’로 이름 지었다. 이 4마리는 지금까지 고래생태체험관 내 터널형 수족관(길이 11m, 높이 2.6m, 너비 3.7m)에서 살고 있다.

생태체험관 사육사들은 지난해 8월 돌고래 건강 점검과 혈액,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장꽃분이 임신 5개월인 사실을 확인했다. 임신 기간이 12개월이므로 출산 예정일은 다음 달 초가 된다. 아버지는 아롱이로 추정했다. 다롱이는 성 성숙도가 낮기 때문. 부부인 아롱이와 꽃분이가 결실을 맺은 셈이다.

국내에서 돌고래 사육은 30년이 지났지만 출산 성공 확률은 10% 미만이다. 자연 상태 성공률(50%)에 비해 훨씬 낮다. 사육사들은 초산인 꽃분이의 출산 성공을 위해 출산을 방해할 수 있는 수컷 2마리를 보조풀장으로 옮겼다. 신선한 먹이와 영양제를 공급하고 운동량도 조절하고 있다. 하루 제공하는 고등어와 전갱이 등 먹이는 12∼14kg. 먹이를 줄 때마다 관광객에게 선보이던 ‘쇼’도 중단했다.

출산 예정 일주일 전부터는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생태체험관 운영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김슬기 사육사는 “꽃분이의 건강 상태가 좋아 순산을 기대하고 있다. 예쁜 새끼를 낳아 이곳에서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래생태체험관 주변에는 올 연말까지 ‘장생포 옛 마을’을 조성한다.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이다.

234억 원을 들여서 장생포 마을회관 주변에 10만2000m² 상가, 민가, 어업구역 등 3개 구역으로 고래 관련 시설을 조성한다. 장생포에는 국내 최초 고래박물관이 있으며 바다로 나가 고래를 보는 고래바다여행선도 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고래생태체험관#꽃분이#출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