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깔끔한 서재에서 독서? 책 어지럽게 쌓인 거실이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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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은표 씨 부부의 자녀 독서교육법

정은표 씨 가족(왼쪽부터 정지웅, 정은표, 정하은, 김하얀)은 아이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거실을 자유로운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꾸몄다.
정은표 씨 가족(왼쪽부터 정지웅, 정은표, 정하은, 김하얀)은 아이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거실을 자유로운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꾸몄다.
최근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지난해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교과목 간 경계를 허문 통합교과서를 처음 사용하면서 ‘통합적 사고력’이 중요해졌기 때문. 개정 국어교과서에 사회와 과학 지문이 포함되는 등 교과목 간 연계가 강화됐다.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으면 통합교과 내용을 이해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겨울방학은 자녀의 독서습관을 길러줄 좋은 기회. 하지만 자녀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자녀들은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자녀가 책과 친숙해지게 만들 수 있을까.

배우 정은표, 김하얀 부부의 자녀인 지웅(경기 송포초 4), 하은(송포초 2) 남매는 50권짜리 전집을 일주일 만에 읽는 독서마니아로 알려졌다.

특히 정 군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타나토노트’ 등 초등생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남매도 처음부터 글이 많은 책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책을 좋아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15일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정 씨 부부를 만나 독서교육 노하우를 들었다.

거실을 자유로운 독서공간으로

남매는 4년 전까진 학습만화는 좋아했지만 글이 많은 책을 읽는 것은 싫어했다. 변화는 정 씨 부부가 글이 많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일어났다.

정 씨는 “거실 벽면에 도서관처럼 책으로 가득한 책장을 뒀다. 소파도 책장 방향으로 돌려 아이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책장으로 향하게 구조를 바꿨다”고 말했다.

책 읽기에 방해가 되는 TV는 가족사진 액자를 만들어 덮어놨다. 독서환경을 만들겠다며 집에서 TV를 없애기는 쉽지 않지만 TV를 가려놓음으로써 책에 한 번이라도 시선이 더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정 씨 부부는 책을 가지런히 정리하지 않는다. 적지 않은 부모가 자녀들이 책을 읽고 정리하지 않으면 혼을 내거나, 직접 책 종류와 순서까지 맞춰 깔끔하게 정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 씨 부부는 책장에 책을 눕혀서 쌓아놓거나 어지럽게 흩어 놓았다. 책은 책장에 꽂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렸다. 자녀들의 동선에 맞춰 곳곳에 책을 쌓아뒀다. 아이들이 책장에서 책을 꺼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놀다가도 쉽게 책을 발견하고 읽게 하기 위해서였다.

김 씨는 “책 크기별로 깔끔하게 정리된 책장보다는 다소 어수선한 책장이 아이들이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고 설명했다.

‘징검다리 독서법’으로 균형 잡힌 독서

학습만화와 그림이 많은 책은 좋아하지만 글이 많은 책을 읽는 것엔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그림이 많은 책이 줄 수 있는 장점도 많지만 그림이 많은 책만 계속 읽으면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습만화를 읽는 아이는 내용보다는 그림에 집중하기 때문. 학습만화는 말풍선에 담긴 짧은 문장의 글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어렵고 단편적인 내용만 알게 되는 것.

정 씨 부부는 ‘징검다리 독서법’으로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정 씨는 학습만화를 살 때 관련된 내용이 글 위주로 쓰인 책을 함께 구매했다.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다 읽으면 글 위주의 책을 주고 아는 내용은 파란색, 모르는 내용은 빨간색 펜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정 씨는 “학습만화를 읽은 뒤 글 위주의 책을 이어서 읽으면 각 책을 읽을 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징검다리 독서법’을 반복하면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만식 기자 nom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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