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공단 산더미 폐기물 다 어디갔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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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방치돼 악취-폐수로 고역… 땅 소유 ㈜유성, 45억 부담해 치워
류성열 회장 “법적 책임 없지만 시민들 위해 당연히 할 일 한것”

울산 북구 효문공단 내에 쌓여 있던 폐기물 더미(왼쪽)와 말끔히 치워진 모습. 20여 년간 이곳에 쌓여 있던 폐기물은 종합환경기업인 ㈜유성이 자체비용 45억 원을 들여 처리했다. ㈜유성 제공
울산 북구 효문공단 내에 쌓여 있던 폐기물 더미(왼쪽)와 말끔히 치워진 모습. 20여 년간 이곳에 쌓여 있던 폐기물은 종합환경기업인 ㈜유성이 자체비용 45억 원을 들여 처리했다. ㈜유성 제공
울산공단에 20년 넘게 방치됐던 폐기물 더미를 한 향토기업이 45억 원을 들여 처리해 화제를 낳고 있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종합환경전문기업인 ㈜유성은 울산 북구 효문공단에 쌓여 있던 폐합성수지 등 2만여 m³를 지난달 24일 말끔히 정리했다.

악취와 폐수를 내뿜던 폐기물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 1986년부터 자동차 시트를 제조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원료와 부산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후 몇몇 업체가 이 업체를 인수해 재활용 사업 등을 이어갔지만 잇달아 부도가 나면서 1650m²에 거대한 언덕을 방불케 할 정도로 폐기물이 쌓였다. 울산시와 북구 등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인근의 전문 폐기물 처리업체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었다. 이후 땅 소유주가 몇 차례 바뀌었지만 모두 처리를 미뤘다. 유성은 이 땅을 1999년 매입했다. 유성도 처음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결국 류성열 유성 회장(62·사진)이 결단을 내렸다.

류 회장은 “유성도 폐기물을 치울 법적 책임이 없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요청과 끊이지 않는 민원을 감안해 자체 비용을 들여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유성은 올 6월부터 이 폐기물을 트럭에 싣고 10여 km 떨어진 온산공단 내 폐기물전문 처리 계열사로 옮겼다. 폐기물 이송에는 5개월이 걸려 지난달 24일에야 작업이 모두 끝났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폐기물 파쇄기로는 처리할 수 없어 15억 원을 들여 대형 파쇄기를 구입했다. 이송된 폐기물은 압축과 파쇄 과정을 거쳐 소각 처리하고 있다.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는 데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 처리비용 30억 원(m²당 15만 원)과 파쇄기 구입비 15억 원 등 45억 원은 자체 부담했다.

유성은 올 8월 울산지역 기업 가운데 최초로 녹색전문기업과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또 회사가 설립한 ‘유성장학회’를 통해 매년 지역 내 모범 청소년과 학교 등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소외계층 무료 급식소인 ‘함께 하는 사람들-목련의집’ 설립에도 참여했다. 류 회장도 2010년 1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향토기업#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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