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 해에 벼 2기작… 순천의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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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룡면 7월 첫 수확 이어 6일 두 번째 모내기… 11월 결실
경제성 낮아 일반화까지 한계

전남 순천시 농업기술센터는 6일 해룡면 신대리에서 벼 2기작 모내기를 실시했다. 벼 2기작은 기후 온난화에 대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 농업기술센터는 6일 해룡면 신대리에서 벼 2기작 모내기를 실시했다. 벼 2기작은 기후 온난화에 대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에서 일 년에 벼를 두 번 심고 수확하는 ‘2기작(二期作)’이 시도되고 있다. 벼 2기작은 온난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도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농업 전문가들은 ‘벼 2기작은 온난화에 따른 시범재배일 뿐 현재까지 상용화가 불가능하다’고 평가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2010년 전남 해남군 화원면에서 벼 2기작을 시험했지만 아직까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 온난화, 새로운 도전 벼 2기작

순천시 농업기술센터는 해룡면 논에서 7일 벼 2기작 모내기가 실시됐다고 밝혔다. 벼 2기작이 이뤄진 논 1ha는 4월 15일 첫 번째 모내기가 이뤄졌고 지난달 31일 첫 수확을 했다. 두 번째 모내기는 6, 7일 이틀간 이뤄졌고 일본 벼 품종이 사용됐다. 이 품종은 생육기간이 평균 110일로 일반 벼 품종(중만생종)보다 40일 정도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6, 7일쯤 이삭이 나오는 출수(出穗)가 되고 두 번째 수확 시기는 11월 5일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기술센터는 2기작이 성공할 경우 일반 품종 1기작 벼보다 수확량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확에 실패할 경우 볏짚을 사료용으로 쓸 방침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벼 2기작이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순천시 해룡면 일대 논 120만 m²는 1959년부터 벼 조기 재배를 하고 있다. 농민들은 그동안 벼를 조기 재배해 8월 수확한 뒤 한약초 택사를 이모작으로 심었다. 최근에는 택사 가격이 하락해 새로운 도전으로 벼 2기작에 나선 것이다.

박종운 농업기술센터 식량작물담당은 “벼를 한 번 수확한 것보다 두 번 수확하는 것이 생산량이 더 많을 것”이라며 “벼 2기작 시험재배를 통해 사료 활용을 높이고 햅쌀을 두 번 생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벼 2기작 일반화 오인은 위험

국립식량과학원은 벼 2기작은 일반 벼 품종(중만생종)을 1기작 하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일반 벼 품종 1기작은 992m²(약 300평)당 평균 생산량이 700kg이다.

벼 2기작 수확량은 700kg을 웃돌았지만 노력, 비용에 비해 수확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의 한 연구사는 “국내 기후 여건상 벼 2기작은 아직까지 노력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며 “농민들이 일반화할 수 있는 것으로 오인할 경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벼 2기작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남지역은 8월 27일에서 9월 1일까지 이삭이 나는 출수가 이뤄져야 수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비닐하우스 등 인공시설물 없이 벼 2기작이 성공하기 어렵고 성공하더라도 경제성이 낮다는 견해다. 김한용 전남대 식물생명공학부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는 인공시설물 없이 자연조건 그대로 벼 2기작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벼 2기작이 가능하더라도 생산 안정성과 경제성, 효율성 등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벼 2기작은 1년에 두 번 벼를 재배하는 것이며, 벼 2모작(二毛作)은 1년에 한 번은 벼, 다른 한 번은 보리 감자 등을 재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순천#벼 2기작#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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