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蓮… 100가지 맛과 멋으로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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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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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국수, 연 막걸리, 연 닭갈비, 연 비누, 연 종이, 연 스카프…

진수蓮찬 12일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서 연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과 100여 가지 제품이 전시됐다. 선원사는 15년 전부터 연 보급에 나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진수蓮찬 12일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서 연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과 100여 가지 제품이 전시됐다. 선원사는 15년 전부터 연 보급에 나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연잎 국수, 연 다식, 연 메주, 연 부대찌개, 연근 궁중떡볶이, 연 춘천닭갈비, 연근 무생채, 연근 막걸리, 연 만두, 연 비누, 연 스카프….’

12일 인천 강화군 선원면 지산리 선원사(사적 제259호) 연꽃축제장에서 연(蓮)을 재료로 한 음식 전시회 겸 시식회가 열렸다. ‘연 스님’으로 통하는 선원사 성원 주지스님을 비롯해 연과 인연을 맺은 요리연구가, 음식점 주인들이 직접 만든 음식과 100여 가지 제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연의 특이한 효능을 강조했다. 김치, 막걸리 등 발효식품에 연잎이나 연근 가루를 첨가하면 숙성이 잘되고 잘 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고기나 생선류에 연 가루를 뿌리면 비린내와 잡냄새가 제거된다고 한다.

강화도와 강원 춘천, 경기 파주 등에서 연을 특화한 식당을 운영하는 14명도 이날 선원사에 모였다. 춘천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박동연 씨(49)는 “연근 가루를 뿌린 삼겹살, 닭갈비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다”며 “최근 연가루를 곁들인 골뱅이 물회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 씨는 세계적인 음식박람회인 싱가포르 푸드엑스포에서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연이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재료여서 서양인 입맛에 맞는 요리법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 양양에서 연 작목반을 모아 ‘한마음영농법인조합’을 설립한 조규헌 씨(66)는 “연의 인기가 높고 판로가 다양해 농법인 조합원들이 올해 연을 집중적으로 심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경구 전 경기 김포시장은 “시장 재임 시절 쌀 대신 연을 재배한 농가의 소득이 2∼3배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농가에 연을 적극 보급했다”고 소개했다. 전북 순창에서 온 고추장 제조업체 대표는 “연 가루를 뿌리면 된장과 고추장에서 흰 가루와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며 “고추장과 연을 접목한 새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원 스님에게서 연의 특성을 배웠다. 성원 스님은 1998년부터 선원사 앞 논에 연꽃을 심기 시작해 연차, 연근 막걸리, 연 냉면 등의 가공식품을 만들어왔다. 연 재배면적을 10만 m²까지 늘려 매년 여름 연꽃축제를 열었고, 미국에서 열린 연꽃문화축제에도 참가했다. 사찰 내 ‘세계연연구소’를 개설했고, 지난해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에서 ‘연 재배 현황과 이용 증대’라는 논문을 발표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 정보를 총정리한 ‘좋은 연 이야기’라는 책도 펴냈다.

성원 스님은 이날 “10여 년 전 심장 이식수술 대기자로 장애3등급을 받았지만 연을 매일 먹은 이후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됐고 장애도 사라졌다”며 연에 매료된 동기를 밝혔다.

연은 음식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선원사에서는 연 줄기를 삶은 뒤 전통 한지 제조비법으로 연 종이를 만들었다. 또 연대에서 추출한 물질로 실을 짜 만든 여성용 머플러와 의류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연꽃축제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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