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베르테르 효과심각… 최진실 죽음땐 70%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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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협회 “모방시도 주의를”
국내 자살위험군 368만명… 보사연 “체계적 관리 시급”

전 프로야구 선수 고 조성민 씨의 발인이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조 씨의 시신은 오전 
11시 경기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자녀 환희, 준희 남매가 상주로 빈소를 지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 프로야구 선수 고 조성민 씨의 발인이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조 씨의 시신은 오전 11시 경기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자녀 환희, 준희 남매가 상주로 빈소를 지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 야구선수 조성민 씨의 자살사건 이후 모방자살(베르테르 효과)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살예방협회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명인의 죽음 이후 자살자가 실제로 급증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2008년 10월 최진실 씨가 자살한 후 2달 동안 국내 자살자는 308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807명)보다 1274명 증가했다. 이은주 씨(2005년 2월), 유니 씨(2007년 1월), 정다빈 씨(2007년 2월), 안재환 씨(2008년 9월)의 자살 이후 2달 동안에도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자살자가 각각 414명(2154→2568명), 508명(1822→2330명), 312명(1992→2304명), 915명(1961→2876명)이 증가했다.

하규섭 자살예방협회장(국립서울병원장)은 “예컨대 유명 인사가 금전 문제 때문에 자살하면 일반인도 ‘나도 돈 문제로 힘든데…’라며 자살을 고민하게 된다. 언론 보도가 자살 원인을 밝힐 때 신중해야 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도 이날 “자살 위험이 높은 ‘정신건강 고(高)위험자’가 368만 명에 이른다.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보사연의 ‘정신건강 고위험자 관리체계 정립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7.6%는 평생 1번 이상 정신건강 질환을 경험한다. 자살 위험이 높은 정신건강 고위험자도 약 368만여 명에 달한다.

반면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는 미흡하다고 보사연은 지적했다. 지난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00명 중 82.8%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5.9%만이 전문기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정진욱 보사연 초빙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정신건강 문제를 가족과 지역사회가 주로 책임졌지만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국가 차원의 정신건강 관리 대책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유근형·이샘물 기자 noel@donga.com
#베르테르#자살#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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