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18>‘논술 짱’ 경기 선부고 3학년 공은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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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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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생각+독후감 쓰기, 논술실력 향상의 비결

경기 선부고 3학년 공은비 양(18)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최근 수상했다. 결코 풍요롭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사교육 없이 교내 논술대회에서 무려 4개의 상을 받았고, 경기 안산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중등논술대회’에선 최우수상(1학년)과 금상(2학년)을 받은 공 양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다. 게다가 그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내신시험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공 양이 ‘논술 짱’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교내 독후감 수행평가로 글쓰기 실력 쌓아


최근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경기 선부고 3학년 공은비 양은 사교육 없이 교내 논술대에서 4개의 상을 받았고, 경기 안산시교육청이주관하는 ‘중등논술대회’에선 최우수상(1학년)과 금상(2학년)을 받았다.
최근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경기 선부고 3학년 공은비 양은 사교육 없이 교내 논술대에서 4개의 상을 받았고, 경기 안산시교육청이주관하는 ‘중등논술대회’에선 최우수상(1학년)과 금상(2학년)을 받았다.
공 양은 1, 2학년 때 교내 도서부 활동을 한 덕분에 책을 자연스레 가까이할 수 있었다. 그는 “문학작품이나 수필을 읽으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수능과 내신 공부에 시간이 빠듯했지만, 틈틈이 한 학기에 5∼6권의 책을 읽었다.

도서부 담당 선생님은 “공부만 하지 말고 생각의 폭을 넓히라”는 조언을 자주 해주었다. 공 양은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해보곤 했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마지막 부분에 아빠가 굴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내용을 보면서 그는 생각했다. ‘힘들다고 해서 자살을 하면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까? 그의 열악한 조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텐데, 그걸 찾아볼 수는 없었을까?’

비판적 책읽기를 시작하자 모의고사 성적에도 변화가 왔다. 1학년 때 3등급이었던 공 양의 모의고사 언어영역 성적은 3학년 때 1등급으로 치솟았다.

“제 공부는 한마디로 ‘내신스타일’이었어요. 문제의 지문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분석했죠. 책을 비판적으로 읽은 것이 모의고사 성적에 결국 도움이 됐어요.” (공 양)

심화반에서 받은 논술지도와 학교 독후감 과제는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은 심화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두 시간씩 논술수업을 진행했다. 선부고는 국어 수행평가 과제의 대부분이 독후감이었다. 그 덕분에 공 양은 한 학기에 2000자 분량의 독후감 과제를 5개씩 제출해야 했다.

비판적으로 생각하기와 글쓰기가 융합되자 공 양의 논술실력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안산시교육청 주관 논술대회에 참가했던 그가 ‘대형마트에서 5000원에 판매된 통큰치킨을 다루는 제시문을 읽고 제시문 속 내용을 근거로 영세상인과 대형마트가 벌이는 갈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라’는 논제를 맞닥뜨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 양은 ‘통큰치킨을 규제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었지만, 자신의 의견을 그저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반대 의견도 감안했고 절충안도 제안했다. 판매를 강제로 금지하는 것보다는 대형마트의 ‘통큰치킨’ 하루 판매량을 규정하거나 판매 시간대를 한정한다면 대형마트와 영세상인의 상반된 주장을 일정 부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

공 양은 시사 이슈에 대한 토론도 즐겼다.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사 이슈를 두고 틈틈이 친구들과 토론했다.

“정치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를 중심으로 다섯 명이 모여서 작년에는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를 주제로 토론하기도 했죠. 대부분 친구가 노동자 측을 지지하기에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 회사 측 입장으로 생각을 바꿔서 주장을 펼쳐보기도 했어요.”

교내 역사동아리에서도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공 양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콘서트와 독도 수호 강연에도 참석해 강의를 듣는 등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공놀이’라는 교내 교육기부 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매주 한 번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학교 인근 지역아동센터를 찾는다.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공부도 지도해주고 인생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봉사활동은 소중한 일이에요. 하지만 무지한 상태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그래서 봉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먼저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공 양)

공 양은 아동복지나 사회복지와 관련한 대학 학과에 진학하고프다.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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