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강남이냐” 반발 넘는 게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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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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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권 대형개발 추진

서울시가 강남권 대형 개발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시가 추진하는 개발 계획은 강남의 미래를 바꿀 만한 대형 프로젝트여서 장차 강남의 ‘얼굴’이 달라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비강남권 주민들의 소외감이 큰 데다 개발로 인해 인근 부동산값도 요동칠 수 있어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박원순 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서해뱃길과 서울항 조성 사업,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대형 토건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사실상 사업을 폐기했다. 하지만 박 시장 취임 11개월 만에 강남권 대형 개발 계획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데는 그 일대 개발로 도시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에 박 시장이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코엑스 일대 몸집 더 키운다

시가 추진하는 강남권 대형 개발은 최근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인 수도권 고속철도(KTX) 사업을 계기로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시가 국토부에 KTX 시발역을 수서역에서 삼성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며 그 배경으로 인근 강남권 개발 계획을 언급한 것. 시가 국토부에 전달한 문건에 따르면 시는 삼성역 인근 개발 등의 필요성 때문에 시발역 변경을 요구했다.

시의 이번 계획은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강남권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 고위 관계자는 “삼성동 일대 부도심을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교두보로 재창조하기로 했다”며 “지난해 시장이 바뀌며 강남권 대형 개발 추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남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는 코엑스, 삼성역, 잠실운동장 일대를 △글로벌 비즈니스 △한류 문화 △스포츠 △관광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코엑스는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 4개 분야를 의미하는 마이스(MICE)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위치. 하지만 코엑스나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현재 시설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코엑스 건너편 한국전력 용지에 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또 △한전 용지 뒤편 한국감정원 용지 △서울의료원 용지 △이 일대 민간 소유 토지를 연계 개발해 시너지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시는 강남의 노른자위인 한전 터에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용도 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코엑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설을 주로 유치할 방침이다.

○ 반대 여론도 거세질 듯

강남권 개발이 시의 구상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강남북 불균형 심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인근 땅값과 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 “강남권 개발 계획은 서울 전체 개발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워한다.

도봉구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민자역사는 애초 2010년 완공을 예정으로 7년 넘게 사업이 진행돼 왔지만 아직도 지지부진하다”며 “강북 지역은 현안 사업 하나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으면서 이미 개발될 대로 개발된 강남을 더 키운다니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 전역에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화 인프라가 뛰어난 지역은 그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늘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강남개발#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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