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시 “어등산 골프장 개장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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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사업자 테마파크 자금조달 능력 의문”
강운태 시장 ‘골프장 우선영업’ 요청 거부

‘골프장 우선 개장’ 움직임으로 논란을 빚어온 광주 광산구 어등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대해 광주시가 ‘원칙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사실상 공사를 마치고 영업 준비에 들어간 27홀 규모의 골프장은 당분간 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최근 한 방송사와의 대담에서 “어등산관광단지 시행사는 ‘일단 완공된 골프장이라도 먼저 개장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현재 어등산사업은 골프장 92%, 전체 33% 공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총 사업비 3400억 원 중 1000억 원만 투자된 상태”라며 “현 사업자의 자금조달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나머지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 시장은 “현 사업자가 2000억 원가량이 들어가는 나머지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골프장만 (개장)하고 다른 것(테마파크 호텔 등)은 못 한다고 하면 어찌 되겠는가”라며 “원래 협약에 따르면 이들 사업을 같이 하도록 돼 있는 만큼 그 선상에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 시장은 이 문제에 대한 ‘4가지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어떤 상황이건 현 사업자가 끝까지 마무리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제반 사업과 동시에 골프장도 준공을 하는 것. 이 방안은 현 사업자의 자금조달 능력이 문제다.

두 번째는 다른 능력 있는 사업자에게 인계하는 방안. 강 시장은 “지난해 부동산 개발 쪽에 관심이 있는 미국 CIM그룹이 현지를 둘러봤고, 중국 쪽 투자유치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세 번째는 현 사업자가 손해를 본다는 전제 아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자는 것.

네 번째는 사업수행 능력이 더 이상 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업을 해지하도록 한 협약에 따라 처리하는 것으로 사업 해지 때는 진행 상황에 대한 정산 절차를 밟게 돼 있다.

강 시장은 “이 사업은 당초 황폐화된 포사격장 용지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자는 선의에서 출발했고 민간 사업자에게 어느 정도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라며 “민간 사업자만 이익을 보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시의 대응에 따라 그동안 1074억 원을 투자했지만, 은행 차입금 956억 원에 대한 이자 부담 등으로 하루 2600만 원의 손실 발생을 주장하는 시행사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어등산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2015년까지 어등산 일원 273만2775㎡ 용지에 3400억 원을 들여 호텔과 콘도, 골프장, 빛과 예술센터, 빛의 전망대, 백년 생명탑, 식물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광주#어등산 골프장#강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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