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경인아라뱃길 요트 타보니 갑문 통과하는 데만 꼬박 30분…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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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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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 정식 개통을 앞두고 7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계류장∼아라뱃길∼서
해를 운항한 요트. 경인항 서해갑문 통과 시간이 30분이나 걸렸고, 항로와 수심 안내판
이 없어 항해가 쉽지 않았다. 채널A 제공
경인아라뱃길 정식 개통을 앞두고 7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계류장∼아라뱃길∼서 해를 운항한 요트. 경인항 서해갑문 통과 시간이 30분이나 걸렸고, 항로와 수심 안내판 이 없어 항해가 쉽지 않았다. 채널A 제공
26일경 정식 개통할 예정인 경기 김포시 고촌읍∼인천 서구 시천동 간 18km의 경인아라뱃길이 해양레포츠 동호인들의 바람대로 ‘꿈의 뱃길’로 기능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뱃길을 통해 섬에 닿을 수 있는 간이계류장이 바다엔 전무하고, ‘크루징 루트’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물동량이 늘지 않아 화물선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국내 첫 인공수로인 경인아라뱃길은 북한 접경지대인 한강 하구 통행이 금지돼 수도권에서 서해로 나가는 외길이다.

○ 어려운 갑문 통과

기자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강나루터의 ‘서울마리나’ 계류장에서 출발한 12인승 파워요트(서울마리나 1호)를 타고 경인아라뱃길∼서해 크루징 코스를 다녀왔다.

수로 너비(80m)가 좁아 20노트 이상 달릴 수 있는 요트는 6노트 이하로 낮춰 경인아라뱃길을 운항했다. 다른 배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속도 제한 조처가 이뤄졌기 때문에 여행 초기부터 지루한 감이 들기 시작했다.

20여 분 만에 서해로 나갈 수 있는 경인항 갑문에 이르자 통과 승인을 받기까지 1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서울마리나 1호 선장이 “초행길인데 갑문을 통과하려고 합니다”라며 갑문통제실에 무전 연락을 했다.

수로 쪽 갑문(1차 통과)이 열리자 길이 210m, 너비 28.5m 크기인 갑문 사이로 요트가 들어갔다. 마치 ‘독 안에 든 쥐’ 꼴로 나머지 2차 관문이 열리기까지 20분가량 더 기다려야 했다. 대기시간을 포함해 갑문 통과시간은 총 30분 정도였다.

특히 갑문 개폐시간이 요즘 하루 2차례(오전 10시, 오후 5시 전후)인데, 앞으로 횟수를 늘리지 않을 경우 이용자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섬 상륙 쉽지 않다

요트는 바다 쪽 갑문(2차 통과)이 열리자 서해로 쏜살같이 향했다. 우측 컨테이너부두를 끼고 강화도 방향으로 가다 보니 20여 분 만에 세어도에 닿았다. 26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인데, 동해 정동진의 정반대편인 정서진으로 통하는 곳이다.

요트가 섬에 상륙하려 했지만 수심이 얕은 것이 문제였다. 선장실에 있는 전자해도가 수심 4m를 가리켜 자칫 배의 바닥이 갯벌에 닿게 된다. 이에 따라 요트에서 4인승 고무보트를 내려 세어도에 올라야 했다.

○ 갈 길 먼 물류항로

경인항 인천터미널을 기점으로 하는 국제항로 선박이 올 2월 처음 취항했지만 경인아라뱃길의 화물 물동량은 아주 미미한 상태다. 정기 컨테이너선과 같은 대형 화물선은 아라뱃길까지 들어오기 어려워 갑문 밖 바다 쪽 컨테이너부두를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너비가 좁은 인공수로엔 바지선이 보편적인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에 연안운송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 최정철 인천지식재산센터장은 “운항 속도가 제한적이어서 기존 형태와 다른, 경인아라뱃길에 적합한 여객선과 화물선이 다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0일 오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인천언론인클럽 주관으로 ‘경인아라뱃길 활용 인천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린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경인 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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