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公, KTX-산천 결함 57건 알고도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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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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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8명 징계 요구… 제작기간 해외의 60% 수준
정비도 엉망…잦은 사고 초래

최근 KTX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차량 제작과 정비 과정에서의 총체적 부실이 빚어낸 결과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KTX 운영 및 안전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2010년 2월 국내에서 제작된 ‘KTX-산천’에 운전석의 신호화면이 꺼지는 ‘블랙스크린’ 등 57건의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량을 인수해 운행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2010년 4월 블랙스크린 현상으로 차량이 15분간 정지하는 등 크고 작은 장애가 끊이지 않았다. KTX-산천의 차량 제작 기간은 해외 제작사의 60% 수준인 36개월이었고 해외 제작사가 20만 km 이상의 시운전을 하는 반면 KTX-산천의 시운전 거리는 6000∼1만2000km에 불과해 차량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차량 정비도 엉망이었다. 철도공사는 정기적으로 분해해서 검사해야 할 부품 약 3만 개의 정비주기를 넘긴 채 사용하고 있었고 KTX-산천의 규격에 맞는 정비시설을 확보하지 않아 정비를 받지 않은 차량이 운행에 투입된 사례도 적발됐다. 이런 이유로 KTX-산천이 도입된 2010년 3월 이후 KTX 관련 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분 이상의 열차운행 지연을 초래하는 중요 사고는 2009년 60건이었으나 2010년에는 109건, 2011년에는 10월 말 현재 132건으로 급증했다.

또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의 경우 레일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하는 레일패드가 급속하게 경화(硬化)되고 있어 열차 주행의 안정성이 떨어졌고 열차의 운행 선로를 변경하는 데 필요한 분기기와 선로전환기 간에 연계가 잘 되지 않아 철도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공사가 2010년 KTX용 냉각송풍기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면서 적정 가격보다 50억 원을 과다하게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토해양부와 철도공사 등 관계기관에 비위 관련자 등 8명(3건)에 대한 징계 등 모두 115건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KTX사고#감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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