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내신 1등급 학생, 강남 가면 2등급?

  • Array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 서울 수험생 4만명 분석

같은 일반계고라도 서울 강남지역 학교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위권 내신 경쟁이 더욱 치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동아일보가 진학사와 공동으로 서울시내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와 내신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능 상위 10%인 학생들의 평균 내신 등급은 강남구가 가장 낮았다.

분석 대상은 진학사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성적을 입력한 서울지역 수험생 4만740명으로 서울의 전체 수험생 16만여 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 강남 학교, 여고가 내신 경쟁 치열


일반계고 수험생 중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의 평균 백분위 점수가 90점 이상(상위 10% 이내)인 학생들의 평균 내신 등급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 차이가 뚜렷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등급은 강남구(2.80등급)에 이어 양천구(2.79등급) 서초구(2.75등급) 노원구(2.53등급) 송파구(2.52등급) 순으로 낮았다. 반면 금천구(1.85등급) 성동구(1.98등급) 은평구(2.03등급)는 수능 상위권의 내신 등급이 높았다.

이는 소위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학교들은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이 많아 교내 내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금천구 성동구 은평구 학교들은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학생들이 대부분 교내 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아 경쟁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능 상위권의 내신 경쟁은 남고나 남녀공학보다 여고에서 더 치열했다. 상위 10% 이내 학생들의 내신 평균이 가장 저조한 10곳 중 7곳이 여고였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일부만 내신 관리를 하는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은 대부분이 내신을 열심히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외국어고는 대부분의 학생이 수능 백분위 90% 이상이어서 이들의 내신 평균 등급은 4.45등급으로 특히 저조했다. 내신이 총 9등급임을 고려할 때 모든 등급에 골고루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분포한다는 의미다.

이번 분석 결과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을 앞두고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교내 경쟁이 치열한 강남지역 학교들과 여고, 특목고는 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이전에 비해 대입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절대평가는 학업능력이 충분히 높은 학생들이 낮은 내신 등급을 받아야만 하는 불합리한 점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 ‘교육특구’ 학생들에게 유리해지면서 지역 간 빈부차를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이번 분석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 물수능에도 강남 학교 웃었다


난도가 낮아져 ‘물수능’이라고까지 불린 2012학년도 수능은 상위권 학생에게 불리하고 상위권 학생이 많은 강남지역 학교에도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본보가 진학사와 함께 학교별로 2012학년도 수능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강남지역 학교는 난도가 하락해도 상위권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1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종로구 강남구 양천구 순이었다. 특히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학교 10곳 중 5곳이 강남구 학교였다. 강남구 B고 교감은 “우리 학교는 중상위권이 두껍기 때문에 수능이 쉬워지면 최상위권은 불리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위권 학생 비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진학사는 이번 분석에 대해 “대학 모의 지원을 하려고 홈페이지에 성적을 입력하는 학생들은 주로 상위권 학생들에게 치중돼 있어 이 수치를 각 지역과 학교의 정확한 성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