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3월 영어-예술의 거리로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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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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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상가의 절반 39개에 원어민 점원 배치 차별화
맞은편엔 문화창작 공간 상권 회복 기대-회의 교차

3월 선보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지하상가 영어거리 조감도. 상권 활성화에 대한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판테온대구도심영어거리 제공
3월 선보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지하상가 영어거리 조감도.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판테온대구도심영어거리 제공
대구시가 미분양으로 2년 가까이 비어 있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지하상가를 영어와 예술 거리로 바꾸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영어거리를 조성하면 유동인구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영어거리만으로 상가 활성화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영어거리는 범어네거리 지하상가 전체 72개 중 39개 상가에 조성된다. 길이는 371m, 면적은 8700m²(약 2600평)다. 사업자로 선정된 ㈜판테온대구도심영어거리는 40억 원을 들여 이곳을 실제 미국의 상점가처럼 꾸밀 예정이다. 현재 공정은 50% 정도로 3월 초에는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어공부를 위해 인공적으로 꾸민 영어마을 방식과는 달리 실제 물건을 사고파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옷가게 등에 원어민 점원을 배치해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영어권 나라에서 연수를 하지 않고서도 생생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일정 금액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수준에 맞춰 영어회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영어거리 맞은편 33개 상가는 대구시가 2억4000만 원을 들여 각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과 예술인의 창작공간 등으로 조성해 영어거리와 상승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재 범어지하상가(대구도시철도 범어역)의 유동인구가 하루 평균 7000명 정도로 중앙로역(2만7000명)이나 반월당역(2만1000명)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2년 가까이 상가 분양이 안 될 정도로 상권이 침체돼 있는데 영어거리만으로 활기를 불어넣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루 유동인구가 8000여 명으로 범어지하상가보다 많은 두류역 지하상가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적은 데다 사람들을 불러 모을 만한 특별한 매력이 없다 보니 상가에 활기가 돌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거리 사업을 맡은 ㈜판테온대구도심영어거리 측은 지금보다 서너 배 이상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황보진호 대표(45)는 “실제 쇼핑을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공간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마치 미국에서 쇼핑을 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고 영어권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벌써부터 부산 등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상가 분양률도 50%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상가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류수현 범어지하상가 관리장은 “영어거리 활성화를 위해 영어 웅변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중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썰렁하지만 영어와 예술거리가 성공해 상권 활성화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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