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너도 나도 1차로”… 확장효과 못 보는 남해고속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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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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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1차로가 좋아요.’ 7일 오후 남해고속도로 경남 진주시 지수 나들목 인근을 달리는 차량들. 1, 2차로에 비해 3, 4차로는 한산한 편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우린 1차로가 좋아요.’ 7일 오후 남해고속도로 경남 진주시 지수 나들목 인근을 달리는 차량들. 1, 2차로에 비해 3, 4차로는 한산한 편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남해고속도로는 4차로가 추월차로?’

지난해 12월 21일 편도 2차로를 4차로로 확장 개통한 남해고속도로 경남 진주∼창원 구간(48.2km) 이야기다.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한 지정 차로(표 참조)를 지키지 않는 차량이 너무 많다. 교통 전문가들은 “너도 나도 승용차 추월차로인 1차로로 계속 주행하는 바람에 1조 원 가까운 공사비를 들이고도 확장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1차로가 4차로 2.8배

토요일인 7일 오후 남해고속도로 진주시 지수 나들목 부근.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지수교에서 차로별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1차로가 4차로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이 지점에서 오후 5시 32분부터 5분 동안 부산 방향으로 지나간 차량은 모두 178대. 이 가운데 1차로로 달린 차량이 62대로 가장 많았다. 2차로는 53대, 3차로 41대, 4차로 22대였다. 승용차 추월차로인 1차로로 통행한 차량이 4차로에 비해 2.8배나 많은 것.

오후 5시 38분부터 43분까지 순천 방향으로 달린 203대 가운데 역시 1차로가 70대로 가장 많고 2차로 65대, 3차로 41대, 4차로 27대였다. 4차로에 비해 1차로 통행량이 2.6배나 많았다. 특히 1차로로 달린 차량 가운데는 관광버스와 대형 트럭도 적지 않았다.

승용차로 이 고속도로를 자주 다니는 송승훈 씨(50)는 “1, 2차로는 차량이 붐비는 반면 상대적으로 3, 4차로는 한산해 바깥차로를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여성 및 초보운전자들이 지정차로의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줄지어 달리는 관광버스들도 1차로를 점령하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 “단속 쉽지 않아요”

남해고속도로를 담당하는 고속도로순찰대 6지구대 강현호 경사는 “지난해 5월 경찰청에서 지정차로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그러나 편도 4차로인 도로에서 위반 차량을 뒤따라가 단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범칙금 고지서 발부를 위해 갓길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것. 6지구대는 지난해 남해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 위반차량 543대를 적발했다. 2010년 524건에 비해 약간 늘었다.

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는 “추월차로인 1차로는 승용차가 추월을 위해 일시 진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비워두어야 한다”며 “운전자들이 지정차로제 취지를 잘 이해하고 지켜야 교통 소통이 원활해지고 사고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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