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경기 조종종합고 허유혁 군, 바리스타 이동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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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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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는 커피와 대화를 사랑하는 사람”

《18세기 프랑스 정치가인 탈레랑은 이런 말을 남겼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도대체 이토록 매혹적인 대상은 무엇? 바로 커피다. 최근 국내 커피전문점이 급증하고 커피향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 즉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매일 한두 잔씩 마실 만큼 커피를 좋아한다는 허유혁 군(18·경기 조종종합고 3년)이 ‘신나는 공부’의 도움으로 국내 최고 바리스타 중 한 사람인 이동진 씨를 만났다. TV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자문위원으로 주인공 은찬 역의 여배우 윤은혜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가르치면서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린 이 씨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배두림’의 대표이기도 하다.》

○ ‘바리스타’ vs ‘알바리스타’

경기 조종종합고 3학년 허유혁 군(사진 왼쪽)이 바리스타 이동진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커피와 대화를 사랑한다면 바리스타에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경기 조종종합고 3학년 허유혁 군(사진 왼쪽)이 바리스타 이동진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커피와 대화를 사랑한다면 바리스타에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바리스타는 한마디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다. 좋은 커피 원두를 선택해 이를 볶은 뒤 커피 머신을 활용해 고객의 입맛에 최대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같은 원두라도 얼마 동안 볶는지, 물은 얼마나 넣는지, 물 온도는 몇 도로 맞추는지에 따라 커피 맛은 마술처럼 달라진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커피의 품질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예술가’인 것이다.

“고객이 주문한 커피를 기술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일에 그친다면 그것은 ‘바리스타’라기보다는 ‘알바리스타’죠. 진정한 바리스타는 고객의 상태와 기분을 파악해 ‘맞춤형 커피’를 추천하고 만들 줄 알아야 해요.”(이 대표)

알바리스타? 이는 ‘아르바이트’와 ‘바리스타’를 합성한 이 대표만의 신조어. ‘그저 커피를 기계적으로 뽑아내는 수준에 그치는 바리스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카페에 온다. 사람들에겐 아픔도, 상처도 있다. 그들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다친 마음을 보듬고 위안을 얻고자 한다. 진정한 바리스타는 그런 고객들에게 한 잔의 커피, 격려의 말 한마디로 용기를 불어넣는 카운슬러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이런 경지에 이르려면 우선 커피에 대한 이론과 지식 자체가 풍부해야 한다.

“커피 원두는 수온에 따라서 우러나오는 성분의 종류가 달라져요. 그래서 똑같은 원두라도 물 온도를 조절해 고객의 수요와 취향에 따른 다양한 커피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위가 쓰리다’는 고객에겐 섭씨 100도의 물로 커피를 내린 후 식혀서 드리죠. 펄펄 끓는 물에선 위장의 소화 작용을 방해하는 타닌 성분이 거의 나오지 않거든요.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고객에겐 카페인이 잘 우러나오지 않도록 낮은 온도의 물로 커피를 내린 다음 따뜻하게 데워서 드려요.”(이 대표)

○ 바리스타, 어떻게 될 수 있나


바리스타가 되려면 전문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특별한 교육과정을 거쳐야 할까. 허 군의 질문에 이 대표는 “민간자격증을 발급하는 협회가 있긴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국내에서 커피전문점 운영을 시작한 2000년에만 해도 바리스타는 생소한 직업이었다. 커피전문점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탓. 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지금은 바리스타가 되는 길도 많아졌다. 대학의 바리스타 관련 학과에 진학하거나 사설 아카데미, 자격증 과정을 통해 이론 및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 커피관련 업체에 취업한 뒤 사업장에서 배울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바리스타의 전망을 밝게 봤다. 커피를 찾는 대중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실력 있는 바리스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바리스타뿐 아니라 또 다른 커피 관련 직업도 자리를 잡는 추세다. △원두의 품질을 감정하는 ‘커피 감별사’ △카페 창업을 전반적으로 돕는 ‘카페 컨설턴트’ △에스프레소 머신을 점검, 수리하는 ‘머신 엔지니어’ 등이 그것이다.

“커피와 더불어 고객과의 대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바리스타에 도전해 보세요! 커피 원두는 남미, 아프리카 등 원산지에 따라 풍미가 달라요. 평소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마시면서 맛을 분석해보는 훈련이 도움이 될 거예요.”(이 대표)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 이동진 바리스타를 만나 인터뷰한 허유혁 군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3000명에 이르는 P·A·S·S 고교생 기자가 활동 중입니다. P·A·S·S는 매주 월요일 전국 신청 고등학교에 무료 배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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