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가리왕산 활강경기장 대안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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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환경단체 대체지 만항재, 표고차-방향 등 국제기준 미달”

강원도는 최근 녹색연합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 예정지인 정선군 중봉의 대체지로 제시한 영월 만항재가 국제스키연맹(FIS)의 시설기준에 미달된다고 28일 밝혔다. 한만수 강원도 동계올림픽지원단장은 28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경단체가 FIS 시설기준에 적합하다고 밝힌 만항재는 표고차와 방향 등에서 부적합해 활강경기장 건설이 불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중봉 외에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본보 12월 26일자 A13면 1450m고지 ‘만항재’도 있다

모든 스키장의 슬로프는 양호한 설질(雪質)를 유지하기 위해 햇볕이 덜 드는 북사면으로 건설해야 하지만 만항재는 남사면이어서 일단 방향에서 부적합하다는 것. 또 만항재는 경기 출발 지점 해발 1453m, 도착 지점 해발 665m로 표고차가 788m에 불과해 FIS 시설기준 800m 이상에 미달한다. 환경단체는 만항재가 표고차 910m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환경단체가 코스 기능을 할 수 없는 구간까지 포함해 도착 지점을 해발 540m 지점으로 임의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만항재는 출발후 상단 구간 1km는 급경사, 중간 구간 1km는 완경사여서 코스 난이도 조절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 관계자는 “남사면은 관행상 그런 것이지 올림픽 규정에 없고 기술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며 “만항재 표고차는 800m 이상 나온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중봉의 활강경기장 입지 선정 시 조사가 미흡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2000, 2001년 입지 선정을 위해 13개 후보지에 대한 지형도 분석과 현지답사를 실시한 뒤 대한스키협회의 기술 조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중봉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지만 산림법령에 ‘보호구역에서도 공익사업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기장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원도는 2006년 중봉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지만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공동 참여하는 환경자문위원회를 통해 중봉을 정밀조사한 뒤 치유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났을 경우 다른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순리인데도 환경단체는 공동 조사를 거부한 채 대체지만 제시하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단장은 “환경단체의 만항재 언급은 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된 현시점에서 정선 평창 영월군민은 물론이고 강원도민의 분열을 조장할 뿐 아니라 올림픽 성공 개최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 간의 반목이 아닌 상생하는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고민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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