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4無 액젓’으로 세계시장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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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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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고성 고향마을서 두도식품 운영 강무웅 회장

두도식품 강무웅 회장이 10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마을 액젓 발효장에 줄지어 있는 숙성탱크의 이름표를 보여주며 숙성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두도식품 강무웅 회장이 10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마을 액젓 발효장에 줄지어 있는 숙성탱크의 이름표를 보여주며 숙성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위생적인 액젓을 만들겠습니다.” 어린시절 한려수도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며 꿈을 키웠던 어촌 소년이 고향마을에서 ‘액젓 세계화’에 도전장을 냈다. 액젓은 소금을 이용해 멸치 등 생선을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 것으로 김치는 물론이고 양념이 적게 들어가는 요리에 널리 쓰인다.

조미료와 색소, 방부제, 물을 사용하지 않는 ‘4무(無) 액젓’을 생산하고 있는 주인공은 두도식품 강무웅 회장(66). 그는 ‘흙표 흙 침대’로 이미 국내 기능성 침대시장에서 유명한 기업인이다. 그가 고향인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 해안에 액젓 생산회사를 차리고 3년여 만에 제법 이름을 얻었다. 두도는 두포리 앞 조그만 섬. 청정해역인 이 섬 인근에는 강 회장이 직영하는 정치망(定置網) 어장도 6개가 있다. 이 정치망에서 잡은 멸치 갈치 전어 전갱이(메가리) 등이 ‘두도명품액젓’의 주재료다.

새벽에 그물에서 건져 올린 생선에다 곧바로 천일염을 섞어 숙성탱크에 담는다. 전남산 천일염은 구입 후 1년 가까이 쌓아두고 간수를 빼 쓴맛을 제거한 것. 1t짜리 숙성탱크 역시 안전검사를 거친 식품 전용이다. 두포리 해안가에 자리 잡은 발효장에는 숙성탱크 500여 개가 ‘이름표’를 달고 줄지어 서 있다. 이름표엔 생선 종류와 담근 날짜, 염도 등을 적어 뒀다. 이렇게 1년 6개월∼2년을 발효시킨 뒤 인근 포장공장으로 옮겨 마이크로 필터로 거르는 등 정제과정을 거치면 맑고 구수한 액젓이 탄생한다.

두도식품 김외태 차장은 “두도 명품액젓은 식품 전용용기에서 위생적으로 숙성시키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 생산하는 등 ‘무결점’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도식품은 액젓 생산공정을 소비자와 언론에도 공개하고 있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주문량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판매한 액젓은 1L 기준으로 3만 병.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내년엔 10만 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도식품은 숙성탱크를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강 회장은 “‘전통식품은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을 바로잡고 맛과 영양이 풍부한 액젓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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