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장 “직장은 北찬양 위한 돈벌이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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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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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항기 조종사-병무청 직원-의사-변호사까지 종북활동

《 “직장은 이 꿈(북한의 사상을 확산시키는 것)을 이루기 위한 재정적 지원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60여 건의 북한 찬양 자료를 올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기장 김모 씨(44)는 해당 사이트에 이런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김 씨에게 항공사 기장이란 직업은 북한 사상을 남한에 안정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셈이다. 김 씨는 해외 곳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직업적 특성도 최대한 활용했다. 》
김 씨가 자신의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도록 링크해 놓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노작’ ‘빨치산의 아들’ 등의 자료는 북한 당국이 발행한 일종의 원서로 국내에 있는 일반인은 입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 씨가 링크해 놓은 북한 원전(原典) 웹사이트 주소는 국내 인터넷에서는 접근이 차단돼 있어 해외에서만 볼 수 있다. 수사당국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이들 사이트에 접근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국외선 기장인 김 씨가 해외 곳곳을 다니며 인터넷 보안이 취약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북한 원전 주소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안정적 직업이 종북 활동에 유리”

경찰은 김 씨뿐 아니라 교수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종북 활동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안정적 직업이 북한 찬양 활동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매체나 출판물에 있는 체제 찬양 문건을 찾아다닐 정도로 생계 부담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해당 자료에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사상에 대한 확신이 커 극단적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적표현물 게재 혐의를 받는 종북주의자들을 조사하다 보면 전문직 종사자일수록 북한 사상이나 이념에 대해 나름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충분히 연구하고 내린 결론’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확신범’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이른바 좌파 성향 단체 회원들이 그동안 학습해온 북한 추종적 사상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 경찰이 2008년부터 올해까지 집계한 안보사범 현황을 보면 전체 360명 중 교사가 31명으로 단일 직종으로는 직업 운동가(138명) 다음으로 많다. 이들은 모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다.

교사들의 종북 행위는 개인적 불법 행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국가관과 안보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언론의 자유’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며 “학창 시절에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이 대학에 가면 종북사상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북한,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늘려

경찰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통신환경의 발달로 이적 표현물을 찾고 게재하는 게 수월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종북 활동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단속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경찰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폐쇄한 국내외 친북 사이트는 257개다. 삭제한 문건도 15만여 건에 이른다.

하지만 경찰이 사이트를 폐쇄해도 유사 사이트가 생겨 친북 게시물이 계속 유통되는 실정이다. 또 경찰이 발견한 친북 게시물 중 상당수가 외국계 서버를 통해 올라오기 때문에 게시자 추적도 쉽지 않다. 혐의 확인을 위해 게시자의 e메일 송수신 명세 등을 확인하려 해도 외국계 e메일 계정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런 추세를 이용해 종북 게시물이 보다 널리 확산되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찬양 글 등을 담은 대남 선전용 사이트를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친북 사이트 색출을 위해 장비와 인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친북 세력이 오프라인에서 조직을 만들고 활동해 눈에 쉽게 띄었지만 요즘엔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다”며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손쉽게 교류하고 활동 내용도 더 은밀해졌기 때문에 파급력이 훨씬 커졌다”고 우려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찬양고무죄 ::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선동·동조하는 범죄행위. 국가보안법 7조에 규정돼 있으며, 법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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