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초등 1학년 2학기 활발한 교우관계로 ‘성적+친구’ 모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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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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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자녀, 집에서 역할분담 통해 자신감 키워줘야

초등 1학년 1학기 자녀가 교우관계에 다소 소홀했다면 2학기 때 자녀의 활발한 교우관계를 ‘제1과제’로 삼고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자녀가 매우 소극적일 땐 단계적으로 교우관계를 형성시켜주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초등 1학년 1학기 자녀가 교우관계에 다소 소홀했다면 2학기 때 자녀의 활발한 교우관계를 ‘제1과제’로 삼고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자녀가 매우 소극적일 땐 단계적으로 교우관계를 형성시켜주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엄마, 나 집에서 공부하면 안 돼요?” 초등학교 1학년 딸이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다며 투정을 부린다. 어머니 권모 씨(34)는 그제야 딸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딸의 가장 큰 문제는 교우관계. 따돌림을 받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한 학기가 지나도록 단짝 친구 한 명 만들지 못한 일이 적잖은 스트레스였던 것.

평소 딸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과제도 열심히 해 학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믿어온 권 씨. 그는 “혹시나 이 문제로 학업에 흥미를 잃고 자칫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다” 라며 “한 학기가 지난 탓에 또래 친구들 간 ‘그룹’이 어느 정도 정해진 데다, 친구들 사이에서 벌써 소극적인 아이로 여겨져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초등 1학년 학부모에게 자녀의 교우관계는 공부 이상으로 큰 고민거리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조별활동과 토론수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교우관계가 학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최근엔 학급당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한번 소외되면 교우관계를 회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교생도 많지 않아 1학년 때 한반이던 친구가 2, 3학년 때 계속 같은 반이 될 확률도 높다.

활발한 교우관계, 아직 늦지 않았다. 2학기 때 자녀의 활발한 교우관계를 ‘제1과제’로 삼고 적극 도와야 한다.

윤일영 경기 웃터골초등학교 생활지도부장은 “1학년 1학기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학급친구를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2학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또래친구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시작한다”며 “1학년 2학기를 초등학교 6년 간 교우관계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교우관계를 위해 학부모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다음에 나오는 선배 엄마들의 노하우를 참고해보자.

초등 2학년 아들을 둔 주부 양모 씨(33)는 “초등 저학년의 교우관계는 엄마들이 직접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 씨는 지난해 학부모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들의 교우관계 형성을 도왔다. 1학년 학기 초 가입한 모임에서 아들의 학급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보습학원에 대한 정보를 들었던 것. 아들에게 의사를 물은 뒤 1학년 2학기 시작과 함께 바로 해당 학원에 등록했다. 아들과 학원을 같이 다니며 친해진 친구 서너 명의 엄마들와 꾸준히 만나며 서로의 자녀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다. 1학년 겨울방학 땐 교우관계와 토론실력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들 친구와 함께 리더십캠프에 보내기도 했다.

양 씨는 “초등 1학년 때는 자녀의 관심사나 취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교내외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해진 아이들은 공통된 관심사와 취미를 만들어가며 단짝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녀가 매우 소극적이어서 ‘그룹’에 어울리길 꺼린다면 단계적으로 교우관계를 형성시켜주는 게 좋다. 친구 한 명과 일대일로 만나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또래 아이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익히게끔 돕는 것.

초등 4학년 딸을 둔 직장맘 이모 씨(40)는 딸이 초등 1학년 때 지나칠 정도로 내성적인 모습이 걱정이었다. 학교에선 또래 친구가 말만 걸어도 당황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리기 일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이후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이 씨는 담임교사를 찾아가 반에서 가장 말수가 많고 활발한 A 양을 소개받았다. 이후 일주일에 서너 번씩 A 양을 집으로 초대해 딸과 자유롭게 놀게끔 분위기를 유도했다. 처음에는 묻는 말에만 대답하던 딸도 한 달이 지나자 A 양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A 양과 함께 집에 오기도 했다. 이 씨는 딸의 생일 때 A 양과 친한 친구 세 명을 함께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딸은 A 양뿐 아니라 생일파티에 온 친구 모두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이 씨는 “딸의 성격이 180도 달라지진 않았지만 차분하게 친구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또래 아이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익혔다”며 “단체 활동을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성격에 맞는 관계형성 방법을 체득하게끔 돕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부쩍 늘어난 조별활동이나 토론수업 시간에 자녀가 학급친구 사이에서 특정 역할을 차지하지 못하면 은연중 또래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공부에 대한 흥미마저 잃을 수 있다.

자녀가 소극적인 성격 탓에 쉽게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문제 해결의 핵심은 자신감. 자녀의 자신감을 높이는 활동을 적극 시도하자. 집안청소 역할 분담처럼 자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주고 이를 잘 수행할 경우 보상과 칭찬을 해준다.

내성적인 아이의 경우 적극적인 발표를 강요받을 경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내 아이가 꼭 ‘리더’여야 할 필요는 없다. 크든 작든 자녀가 또래집단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자녀의 ‘놀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초등 저학년일수록 대화보다는 놀이를 함께하며 친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초등 1학년은 한 주에 한두 번 있는 점심시간에 어울려 놀며 학급 친구들 간 친밀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와 함께 ‘친구들과 어떤 놀이를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좋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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