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밀양 케이블카… 울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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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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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정재락 기자
한여름에도 바위틈에 얼음이 얼어 1970년 4월 천연기념물(제224호)로 지정된 얼음골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 해발 1189m인 천황산 중턱에 있다. 밀양의 대표 관광지인 얼음골 옆으로는 현재 산악 케이블카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얼음골 주차장에서 천황산 바로 옆 능동산(해발 981m) 정상 부근까지 1.75km 구간에 설치된다. 민간사업자가 2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4월 착공해 다음 달 완공할 예정이다. 시운전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내년 1월 개통한다.

얼음골과 등을 마주 대고 있는 신불산(1159m)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세웠던 울산시는 어떨까. 환경단체의 반대로 케이블카 설치를 미뤘던 울산시는 2008년 4월 개통된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가 성공을 거두자 사업을 재추진했다. 주민과 상인들 요구에다 인근에 KTX 울산역이 개통된 것도 케이블카 추진에 탄력을 더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환경단체가 “케이블카로 정상 부근까지 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면 자연환경은 더 훼손될 수 있고, 공사 과정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반대했기 때문. 케이블카 건설은 또다시 ‘검토 사업’으로 밀려났다.

그렇다면 산악 케이블카는 ‘환경의 독(毒)’일까.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쪽은 중국 안후이(安徽) 성 황산(黃山) 산을 사례로 들고 있다. 1979년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시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등산로 대부분을 폐쇄하고 3개 노선에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이후 등산으로 인한 훼손은 많이 줄었다는 분석. 산 속 호텔이 배출하는 빨래는 케이블카로 산 바깥에서 세탁해 수질 오염을 막았다. 황산 산은 케이블카 설치 10여 년 뒤인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영남알프스’는 해발 1000m 이상인 산 7개가 울산과 밀양시, 경북 청도군에 몰려 있고 경치도 빼어나 붙여진 이름이다. 밀양시 관계자는 “얼음골 케이블카가 개통되면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주도권은 우리가 잡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10여 년째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 중’인 울산시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행정은 신중해야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좋은 기회를 놓치거나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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