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보건의료기술포럼 대표 “신약 R&D투자 지금처럼 하면 10년 지나도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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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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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같이 연구개발(R&D) 투자가 진행되면 10년이 지나도 ‘알짜’ 신약이 나오기 힘듭니다.”

이왕재 보건의료기술(HT)포럼 대표(56·서울대 의대 교수·사진)는 “한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HT가 꼽히지만, 정부의 투자나 인프라 조성은 미흡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HT포럼은 보건의료기술 R&D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단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R&D 예산은 15조 원가량. 이 가운데 8%(1조2000억 원)가 보건의료 분야에 투자됐다. 이 비율은 미국은 21∼22%, 일본은 15∼16%에 달한다.

“R&D 비용을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한국이 10달러, 미국은 129달러입니다. 그만큼 투자 규모가 작다는 얘기죠. 이를 다시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가 나눠 먹기 식으로 가져갑니다.”

또 이 교수는 “기초과학-중개연구-임상연구-상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부처별로 단절돼 있어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생물학자가 암유전자를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냈다면 의사들이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가 쏟아져도 부처 벽을 넘지 못해 상업화에 실패하는 일종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보건의료 R&D에 1조 원을 투자하면 3조 원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문화한류 다음은 의료한류라고 하지요. 이제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합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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